1981년 경기 평택시에서 3.3㎡(1평)도 안 되는 작은 꽃집으로 시작했다.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던 특이한 꽃으로 꽃바구니를 만들고, 인터넷쇼핑몰도 열었다. 감각적인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평택 인근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를 기반으로 2006년 ‘99플라워’란 간판으로 서울에 입성했다. 전국 총알배송은 화훼업계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99플라워를 국내 1위 꽃배달 업체로 키운 윤공순 대표는 최근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부터 모범 여성기업인 표창을 받았다.
윤공순 99플라워 대표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 화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윤공순 99플라워 대표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 화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감각적 상품, 빠른 배송 차별화

99플라워가 단기간에 국내 대표적 꽃배달 업체로 자리잡은 것은 차별화된 전략 때문이다. 사업 초기부터 각 분야 전문가를 수소문해 영입한 뒤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 홈페이지에 올리는 상품은 기획부터 디자인, 촬영 등 모든 과정을 윤 대표가 직접 한다. 국내 최초로 생화에 식용 염료를 쓴 ‘파란 장미’, 꽃바구니에 금줄을 두르고 고추(남아용) 등을 매단 ‘출산 바구니’, 예단용 고급 보자기로 화분을 싼 ‘예단화분’ 같은 감각적인 기획 상품이 잇달아 히트쳤다. 국내 최대 규모인 3000여 개 꽃 상품을 갖췄다. 상품의 품질은 높지만 가격은 중저가를 고집하고 있다.

99플라워에서 꽃을 구입한 이들 대부분은 이곳을 또 찾는다. 윤 대표는 “다른 꽃배달 업체와 달리 대기업 같은 큰 거래처보다 일반 회원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우리가 ‘개미군단’이라고 부르는 일반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70%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란법’ 등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국에 지점 520여 곳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국 어디든 2시간 안에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올해 매출은 25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 이름인 99플라워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99%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아 윤 대표가 지었다.

“회사에서 맥주 한잔 하자”

창업 10년 만인 2016년 서울 양재동 꽃시장 근처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아담한 사옥을 짓고 빌딩 이름을 ‘윤공순빌딩’이라고 붙였다. 자신의 집무실은 지하에 꾸몄다. 집무실 옆은 휴게실이다. 휴게실 냉장고는 늘 캔맥주로 채워놓는다. 직원들은 자유롭게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윤 대표는 “직원들 표정이 어두우면 ‘맥주나 한잔 하자’고 먼저 권한다”며 “꽃은 사람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만큼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고 눈높이를 맞추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휴가 땐 직원들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등 복지에 많이 투자한다. 그의 ‘눈높이 경영’ 덕분에 주말 아르바이트생도 몇 년째 일할 만큼 직원들의 근속기간이 길다.

최근엔 꽃이 가정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신하는 추세라고 윤 대표는 전했다. 예전에는 일회성인 꽃바구니의 수요가 높았으나 얼마 전부터 좋은 화기(花器)를 사용한 고급스러운 식물 인테리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가정용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화훼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라며 “부담 없는 가격으로 꽃 쇼핑을 할 수 있는 ‘마트형 온라인 꽃가게’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배송 과정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국의 영세한 꽃집들과 함께 가겠다”고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