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온도계의 빨간선이 올라가면 우승 확률도 높아진다. 반대로 내려가면 우승 확률도 낮아진다. 각종 부상을 딛고 돌아온 ‘버전 2.0’ 타이거 우즈(미국)의 ‘우승 확률 그래프’는 대회장 온도계에 따라 움직여왔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한 우즈의 2017년 이후 성적에 따르면 우즈는 23.8도 이상 온도에서 경기했을 때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가 지난 4월 우승한 마스터스를 포함해 부상에서 복귀 후 거둔 2승은 모두 골프장 온도계가 23.8도 이상을 가리킬 때 나왔다. 또 우즈는 이 같은 온도 이상을 유지한 대회에서 평균 6위의 성적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온도가 떨어지면 우즈의 성적도 내려갔다. 18.5~23.3도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즈는 평균 24위의 성적을 냈다. 커트 탈락도 한 번 있었다. 온도가 18.5도 밑으로 내려간 대회장에선 눈에 띄게 성적이 안 좋았다. 우즈는 평균 46위의 성적을 냈고 커트 탈락은 세 번이나 있었다.

우즈의 오랜 친구이자 미국 골프채널 분석가로 활약 중인 노타 비게이3세는 “우즈의 가장 큰 장애물은 추위”라며 “허리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 중 추위를 좋아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지금까지 허리 수술만 네 번 받았다.

우즈의 열여섯 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도 날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18일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포트러시GC에서 열린 제148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1라운드가 열린 로열포트러시GC의 이날 최고 온도는 17.2도다. 지난해 디오픈보다 추운 날씨다. 당시 스코틀랜드 카누스티에서 열린 디오픈은 4개 라운드 중 3개 라운드가 우즈가 좋아하는 23.8도 이상의 환경에서 치러졌다. 우즈는 지난해 우승 경쟁을 하다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이번 주 우승할 경우 이 대회 4승, 메이저대회 16승, 미국프로골프(PGA)투어 82승을 달성할 수 있다. 우즈의 이 대회 가장 최근 우승은 2006년에 나왔다. 외국 스포츠 베팅업체 래드브록스는 우즈의 우승 배당률로 20 대 1을 책정했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이 크다는 의미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로리 매킬로이가 8 대 1로 가장 낮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