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비리, 시공사 법정관리로
준공 7년 만에 입찰
경매에 나온 이수역 리가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13가구다. 감정가격은 동, 조망에 따라 10억2000만원(저층) 10억8000만원(중층) 11억3000만원(고층)으로 나뉜다. 지난달 1차 경매에서 모두 유찰돼 오는 30일 2차 경매가 진행된다. 감정가의 80%인 8억1600만~9억400만원에 낙찰자를 찾는다.
지역주택조합이 시행한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17층, 8개 동, 452가구다. 2010년 일반분양하고, 2013년 준공했다. 하지만 전체의 절반가량만 입주했다. 지역주택조합 비리와 시공사인 LIG건설의 법정관리, 경기 침체로 인한 분양가 하락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입주 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추가 분담금이 211억원에서 85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208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 일반분양가는 3.3㎡당 1930만원으로 내려갔다.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올라간 셈이다.
조합원 일부가 “추가 분담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반발했고, LIG건설은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은 미계약 조합원과 중도금을 내지 않은 일반분양자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했다. 건설사는 2014년 조합 청산 후에 유치권이 정리된 조합원 물량 204가구를 2017년 재분양했다. 이후 최근에야 판결이 마무리된 잔여 가구가 이번 경매에 나온 것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조합원 파산, 조합 청산을 위한 형식적 경매로 권리관계가 단순해 사실상 재분양과 마찬가지”라며 “서울에서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수역 리가 84㎡는 지난해 8월 11억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가 올해 1월 8억7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 하락한 뒤 지난달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시세는 10억3000만~10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7년 가까이 빈집으로 있어 수리비 부담은 있지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역세권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