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 100g에 100원!…이마트, 초저가 비결은 '톤백'
이마트가 11일 전국 142개 점포에 감자가 가득 담긴 대형 포대를 매장 입구에 진열했다. 씻지 않고 흙이 묻어 있는 상태 그대로다. 포대 옆 가격표엔 ‘감자 100g당 1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마트는 오는 17일까지 감자 특가 행사를 연다. 행사를 위해 감자 200t을 풀었다. 현재 감자 100g 소매가는 이마트가 298원. 롯데마트 230원 선이다. 이마트는 유통과정을 확 줄여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가와 사전 계약재배 방식으로 직거래를 했다.

수집상, 농수산물 시장 중도매인, 중간상 등 3~4단계의 유통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또 농민에게 선금을 지급, 생산비용을 낮추도록 유도했다. 농민은 종자값을 즉시 내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산지 계약재배를 통해 감자 1㎏에 700원 선에 공급받을 수 있었다.

감자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계약재배를 통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마트가 비용을 줄인 또 하나의 비결은 ‘톤백’에 있다. 감자를 550㎏까지 담을 수 있는 대형 포대다. 종이박스 비용을 절감했다. 포대 한 자루는 20㎏짜리 박스 27개에 해당한다. 박스를 없애면서 감자를 나눠 담는 인력이 필요 없어졌다. 포클레인이 톤백을 들어 트럭에 싣는다. 톤백은 재질이 질겨 재사용이 가능하다. 많이 담겨도 무게가 감자 사이의 공간으로 분산돼 훼손 염려도 없다.

이마트는 감자를 세척하지 않고 그대로 점포에 진열했다. 소비자가 톤백에 있는 감자를 원하는 만큼 사가도록 했다. 김갑곤 이마트 바이어는 “박스로 운송했을 때보다 20% 이상 물류비용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이번 감자 운송 실험은 이마트의 미래전략과 관련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올해 초 전 품목에 대한 ‘초저가 전략’을 주문했다. “모든 제품을 상식 이하 가격에 팔 수 있도록 초저가 구조를 확립하라”는 내용이었다. 감자 100g을 100원에 살 수 있다는 ‘100=100’ 프로그램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