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불확실성' 26회 언급…월가 "이달말 금리 0.25%P 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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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증언서 기준금리 인하 강력 시사
"불확실성이 경기전망 억눌러"
시장의 관심은 인하폭
"불확실성이 경기전망 억눌러"
시장의 관심은 인하폭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준비를 마쳤다.”(월스트리트저널)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블룸버그통신)
미국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이 끝나자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 시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월가에선 Fed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지만,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저물가 피하겠다”…금리 인하 강력 시사
파월 의장은 이날 ‘불확실성’이란 단어를 26번이나 썼다. 곳곳에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중국과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건 건설적 진전이지만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는 불확실성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했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고용에 대한 진단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발표된 6월 미국의 신규고용은 22만4000명 증가해 5월의 충격(7만5000명 증가)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내내 무역전쟁이 심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 지표로 여겨졌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과열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물가 부진에 대해 “약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장기 저물가를 거론하면서 “그런 경로를 밟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낮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매파적 태도를 보였던 데서 변화했다.
파월 의장은 또 별로 언급하지 않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및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도달 문제까지 들어 경기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모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랄프 액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했다”며 “이제 시장의 질문은 인하폭이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이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71.4%,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21.7%로 점쳤다. 전날까지 0.5%포인트 인하 베팅은 3.3%에 불과했다.
다만 Fed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7월 0.5%포인트 금리 인하는 과도한 관측”이라며 “7월 0.25%포인트 인하한 뒤 연말까지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선 트럼프에 굴복 해석도
시장은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에 화답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장중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S&P500지수는 장중 3002.98까지 올라 처음 3000선을 넘었다. 2014년 8월 26일 2000 돌파 이후 약 5년 만에 3000을 넘어섰다. 나스닥은 종가 기준(8202.53)으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금리 인하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처럼 주가가 높고 실업률이 낮을 때 금리를 내리면 추후 큰 문제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버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미 경기를 부양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예상되는 인하는 부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며 “Fed가 근본적 실수를 저지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이 3.7%일 때 경기를 부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4년 임기를 온전히 다 채울 생각”이라고 답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Fed의 독립성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중요하며 파월 의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블룸버그통신)
미국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이 끝나자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 시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월가에선 Fed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지만,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저물가 피하겠다”…금리 인하 강력 시사
파월 의장은 이날 ‘불확실성’이란 단어를 26번이나 썼다. 곳곳에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대표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휴전’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중국과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건 건설적 진전이지만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는 불확실성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했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고용에 대한 진단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발표된 6월 미국의 신규고용은 22만4000명 증가해 5월의 충격(7만5000명 증가)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내내 무역전쟁이 심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 지표로 여겨졌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과열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물가 부진에 대해 “약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장기 저물가를 거론하면서 “그런 경로를 밟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낮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매파적 태도를 보였던 데서 변화했다.
파월 의장은 또 별로 언급하지 않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및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도달 문제까지 들어 경기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모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랄프 액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했다”며 “이제 시장의 질문은 인하폭이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이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71.4%,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21.7%로 점쳤다. 전날까지 0.5%포인트 인하 베팅은 3.3%에 불과했다.
다만 Fed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7월 0.5%포인트 금리 인하는 과도한 관측”이라며 “7월 0.25%포인트 인하한 뒤 연말까지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선 트럼프에 굴복 해석도
시장은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에 화답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장중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S&P500지수는 장중 3002.98까지 올라 처음 3000선을 넘었다. 2014년 8월 26일 2000 돌파 이후 약 5년 만에 3000을 넘어섰다. 나스닥은 종가 기준(8202.53)으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금리 인하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처럼 주가가 높고 실업률이 낮을 때 금리를 내리면 추후 큰 문제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버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미 경기를 부양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예상되는 인하는 부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며 “Fed가 근본적 실수를 저지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이 3.7%일 때 경기를 부양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4년 임기를 온전히 다 채울 생각”이라고 답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Fed의 독립성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중요하며 파월 의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