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꿈의 신소재' 그래핀 단결정 구조 처음으로 구현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사진)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접근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국제 공동연구로 순수하게 ‘한 개 층’으로 이뤄진 대면적 그래핀을 처음으로 합성했다고 5일 밝혔다.

흑연의 한 껍질을 벗겨낸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 모양으로 뭉쳐 있는 2차원 물질이다. 투명하고 유연하면서도 강철보다 강하고, 전기·열 전도도가 좋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2010년엔 이 물질과 관련한 연구가 노벨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화학기상증착(CVD)법을 써서 그래핀을 만들었다. 구리와 같은 얇은 박막에 화학적 처리를 해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핀이 한 층이 아니라 여러 층으로 겹쳐 만들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핀이 다결정 구조로 만들어지면 전기·기계적 물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과 UNIST(울산과학기술원), 성균관대, 홍콩과기대 등 연구진은 그래핀을 만들 때 쓰는 시중 구리 포일 표면으로부터 300나노미터(㎚) 아래 부분에 탄소 불순물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VD 공정에서 이 불순물이 들어가 단층 그래핀을 만들기 어려웠던 것이다. 연구진은 고온의 수소 열처리를 통해 탄소 불순물을 모두 제거, 한 층의 단결정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래핀을 단결정으로 만들면 전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전기 전도도가 좋아진다. 또 광학적 투명도와 기계적 강도가 동시에 높아진다.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도 모두 단결정으로 만든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단결정 그래핀의 전하(전자 또는 홀) 이동도가 기존 CVD로 만든 일반 그래핀보다 네 배 이상 빠른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 탄소재료연구단장은 “고성능 센서, 고배율 현미경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지난 2일자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