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휠라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까지 수취
단기적인 이익 창출보다 브랜드 가치 높아졌다는 평가
5일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휠라코리아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0.6%, 24.3% 증가한 9258억원, 143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휠라코리아는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액이 8346억원으로 전년대비 23.3% 늘었고 지난해 매출도 2조9550억원과 영업이익 3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8%, 64.5% 증가했다.
이 증권사 이상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의 호실적에 대해 성수기 환경에서 국내, 미주, 로열티 등 전 부문에서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따른 정가 판매율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휠라코리아는 휠라 브랜드로 국내와 미국에서 신발,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휠라 브랜드에 대해 글로벌 로열티도 받고 있다"며 "중국의 풀 프로스펙트(Full Prospect) 법인으로부터 매출의 3%를 디자인 수수료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의 가치를 담은 레트로풍 디자인을 적용한 운동화 '어글리 슈즈'와 더불어 펜디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휠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곧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것으로서 향후 브랜드 로열티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는 여름철 반팔티셔츠 판매호조와 지난해 말 의류 소싱센터 단일화로 이익률개선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디자인 수수료는 서브브랜드 매출 확대로 전년대비 50% 증가를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도 해외에서의 실적에 주목했다. 허 연구원은 "의류매출 증가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신발 판매량 확대가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없는 이유가 중국에서 생산되던 미국 판매 신발 물량을 다음 달 1일부로 베트남에서 전량 생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의 성공을 이끈 제품군은 역시 신발이다. 2016년 9월 출시했던 '코트디럭스'가 2017년 말 100만 족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히트 아이템을 배출했다. 국내 어글리 슈즈 트렌드를 선도 중인 '디스럽터2'는 2017년 7월 출시 이후 최근(6월 말 기준)까지 국내에서만 260만 족 가량 팔렸다.
디스럽터2는 1997년 출시된 '디스럽터(DISRUPTOR)'의 후속 버전으로, 1998년 글로벌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휠라의 시그니쳐 아이템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휠라는 지난해 브랜드 부활을 이끈 주요 전략을 더욱 강화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할인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와 같은 수준의 가격대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비즈니스도 강화한다. 2016년 공식 온라인몰 사이트 리뉴얼을 단행하며 유통 채널 변화를 준비했고 그 결과 온라인 단독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공식 온라인몰의 성장성도 확인했다. 지난해 공식 온라인몰 매출은 전년대비 3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휠라코리아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호실적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의 슈즈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Footwear News)'에서 휠라의 디스럽터2를 '올해의 신발'로 선정하는 등 스포츠 브랜드들의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서 FILA의 브랜드 입지는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스포츠 브랜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휠라'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그는 "4월 1일부로 단행된 임원급 정기 승진 인사를 보면 영업통을 전진 배치한 것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밝게 한다"며 "휠라코리아의 실적은 지금이 최고 수준이 아닐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휠라 브랜드가 예상보다 훨씬 큰 열풍을 일으켰고 중국에서도 브랜드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 휠라코리아의 기업 가치가 높아진 이유"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트렌디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