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 감독 선임으로 코트에서 사령탑으로 '지략 대결' 성사
"신진식 선배와는 대표팀을 포함해 10년 동안 같은 방을 쓴 '방장'과 '방졸'의 관계였지만 승부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초보 사령탑으로 선배님들과 멋진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장병철(43) 감독은 올해 10월 12일 개막하는 2019-20시즌 V리그에서 사령탑 데뷔를 앞두고 성균관대 선배인 신진식(44) 삼성화재 감독, 권순찬(44) KB손해보험 감독과 사령탑 지략 대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8-19시즌 한국전력을 지휘했던 김철수(49) 전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사퇴한 뒤 사령탑에 오른 장병철 감독은 남자부 V리그 감독 '스토리라인'의 중심이다.

장병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43세 동갑내기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과 '초중고교 동기' 대결이 성사됐다.

장 감독과 최 감독, 석 감독은 인천 주안초등학교와 인하부중, 인하사대부고를 함께 다니며 어릴 때부터 배구를 함께 했다.

특히 인하사대부고 시절에는 이들 3총사가 힘을 모아 전국대회 전관왕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 감독과 석 감독이 한양대로 진학하고 장 감독이 성균관대에 들어가면서 잠시 엇갈렸지만 '동기 3인방'은 프로팀 삼성화재에서 다시 만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장 감독은 동기 대결 못지않게 성균관대 시절 대학 선배들과 사령탑으로 맞선다는 게 긴장되고 설렌다.

그가 성균관대 입학 당시 신진식 감독은 3학년, 권순찬 감독은 2학년이었다.

남자부 7개 구단의 사령탑 중 절반에 가까운 3명이 성균관대 출신이다.

우리카드 감독을 지낸 김상우(46) 성균관대 감독은 당시 4학년이었다.

또 남자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임도헌(47) 감독은 신진식 감독의 3년 선배다.

남자배구는 바야흐로 성균관대 출신 사령탑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트 장병철, 레프트 신진식, 센터 권순찬, 김상우를 앞세운 성균관대는 장 감독 입학 첫해 춘계연맹전 우승을 합작했다.

장 감독을 앞세운 성균관대는 실업배구 슈퍼리그 사상 처음으로 대학팀이 4강에 오르는 '코트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대학부에서는 장병철 감독의 성균관대와 최태웅, 석진욱 감독을 앞세운 한양대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장 감독은 대학 선배인 신진식 감독, 권순찬 감독과 대결을 앞두고 경기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는 승리욕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신진식, 권순찬 선배가 자상하게 이끌어줘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도 "코트에서는 이기기 위해 경쟁해야 하므로 멋진 경기를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남자부 최하위로 밀렸던 한국전력은 캐나다 출신의 '괴물 공격수' 가빈 슈미트(33·208㎝)를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1순위로 낙점하면서 다음 시즌 전력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장 감독은 이어 "감독 초보이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을 때는 선배님들에게 전화해서 조언을 듣는다"면서 "특히 신진식 선배와는 고교 3학년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10년 동안 '방장'으로 모셨던 사이"라고 귀띔했다.

장 감독의 1년 선배인 권순찬 감독은 "저도 사령탑 데뷔 첫해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장병철 감독은 잘 해낼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는 다정한 선후배 사이이지만 코트에서는 승부가 걸려있는 만큼 조금 냉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