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누피·헬로키티·짱구나 디즈니 만화 주인공 등 잘 알려진 캐릭터의 모양을 본뜨거나 표면에 그려 넣은 마카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캐릭터 마카롱'을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11만7천여개의 게시물이 뜰 정도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마카롱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차별화를 위해 유명 캐릭터 마카롱을 만든다"며 "'예쁘다'면서 캐릭터 마카롱을 사 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엔 동그란 일반 마카롱보다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턴액티브] '유명 캐릭터' 마카롱…저작권은 문제없을까
하지만 캐릭터 마카롱 중 상당수는 마카롱 제작자가 캐릭터를 창안하지도 않았고, 원작자에게 이용 허락도 받지 않은 '저작권 위반' 상품이다.

이민지 한국저작권협회 법률상담관은 "원칙적으로 캐릭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는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캐릭터는 응용미술 저작권의 하나로 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63년도 이후에 만들어진 캐릭터는 원작자가 사망하고 70년이 지나야만 캐릭터 저작권 보호 기간이 소멸한다고 한다.

대다수의 캐릭터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셈이다.

1919년에 만들어진 뽀빠이 등 일부는 저작권이 만료됐지만, 이마저도 상표권 문제가 있기에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면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상당수 마카롱 업체는 캐릭터 마카롱이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모르고 있었다.

강동구 마카롱 매장의 A씨는 "캐릭터를 약간 다르게 만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며 "저작권은 법에 대한 것이라 구체적인 이해가 어렵고 정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마카롱 가게를 운영하는 B씨도 "상품명에 캐릭터 명을 붙여서 판매한 적이 없어서 저작권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캐릭터 모양을 약간 바꾸더라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민지 법률상담관은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라고 해서 캐릭터를 변형하거나 각색하는 것도 원작자의 저작권에 포함된다"며 "따라서 캐릭터 모양을 조금 변형해서 판매하는 것 역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요청이었다고 해도 저작권 위반은 '제작한 사람'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캐릭터 저작권자 측은 답답함을 호소하거나 법적 절차에 나서기도 한다.

웹툰 '달고나 일기'를 연재한 달고나(필명) 작가는 "일부 마카롱 업체가 달고나 캐릭터를 도용한다는 제보를 받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에서 캐릭터에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많은 마카롱 업체가 자사 캐릭터를 사용한다는 일본의 한 유명 캐릭터 업체 관계자는 "마카롱과 관련해 (한국 업체에) 캐릭터 이용을 허락한 적이 없다"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저작권 침해품으로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제작·판매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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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