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을 떠받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58조8900억원)의 반토막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불황은 내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16일 “2분기 들어 반도체 사업 환경을 둘러싼 외부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올 연말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반도체 사업 전략을 전부 다시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 같은 내부 전망을 다음달 2분기 실적 발표회 때 주주와 투자자에게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 4월 말 1분기 실적 발표회 당시만 해도 “2분기엔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기대한다”(전세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고 했다.

시장에서도 낙관론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당초 10%(전 분기 대비)로 예상했던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 하락폭을 10~15%로 추가 조정했다. 4분기도 기존 하락폭 예상치(2~5%)보다 큰 10% 하락을 전망했다. PC업계를 중심으로 거래되는 D램 고정가격(DDR4 8Gb 기준)은 5개월째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최근 4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반도체업계는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지난해 반도체 슈퍼호황을 이끌었던 서버 고객사들도 올해 계획했던 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내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줄어드는 점도 부담이다.

‘화웨이 사태’의 반사 이익이 예상됐던 스마트폰 사업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와중에 선두권 업체 간 가격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이 뚝뚝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전략폰인 갤럭시S10 시리즈도 전작 대비 선방했지만 당초 기대한 판매량엔 미치지 못한다는 후문이다. ‘글로벌 1등 기술’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선보인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지난달 31일 “출시 일정을 몇 주 안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정확한 날짜를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