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洑) 해체가 여야 모두의 공격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해체 반대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신중론을 제기하자 환경부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이포보 간 황교안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지난 8일 경기 여주의 이포보를 방문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포보 간 황교안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지난 8일 경기 여주의 이포보를 방문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8일 경기 여주 이포보를 방문해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 외에 국민 생각을 들어보고 보 해체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한 듯 “다리를 적폐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적폐라고 하며 거의 1조원을 들여 건설한 보를 2000억여원을 투입해 허물겠다고 하는데 이런 막무가내 재정정책으로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진 주민간담회에서 “한국당이 총력을 기울여 잘못된 보 철거 사업을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대표는 지난 4월부터 공주보, 세종보, 구미보에 이어 이번에 이포보까지 4대강 보 현장을 모두 방문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네 개 정부 부처 장관들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에 있는 세종보 철거에 대해 “‘시간을 두고 판단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지역의 의견을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달 정례브리핑에서 “세종보 해체 여부는 2, 3년 중장기 모니터링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당시 한국당 세종시당은 “늦었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본다”고 환영했다.

환경부는 여당과 제1야당의 ‘협공’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8일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4대강 보 처리 문제는 자연성 회복이라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해명 자료를 냈다. 또 “이 대표가 세종보 해체 유보 요구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며 “세종보 설치 이후 소음 등 과거 지역 주민의 불편도 많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은 집권 여당 대표의 발언에 반발할 수도, 그렇다고 수용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지난 2월 세종보와 죽산보를 철거하고 공주보는 부분 철거,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