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선(先)교통 후(後)개발’ 원칙을 강조했다. 입주 시기에 맞춰 광역교통망을 제때 개통해 교통 불편을 막겠다는 취지다. 교통 전문가들은 계획된 개통일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예비타당성 조사, 예산 확보, 토지보상 등 넘어야 할 변수가 많아서다.

3기 신도시 교통망, '예타' 없앤다고 빨라질까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7일 제3차 신규택지를 발표할 때 광역교통망 조기 추진 대책을 내놨다.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에 들어설 고양선이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이 노선을 예타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타에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줄여 개통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에 들어설 3호선 연장 사업(서울 송파구 오금역~하남시 덕풍역)도 같은 방식으로 추진한다.

지난달 23일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나서 고양시 일산, 인천 검단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교통 인프라 공사를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을 2023년 말까지 개통하고 인천지하철 2호선 일산 연결 등을 조기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개통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예타 뒤에도 남은 절차가 수두룩해서다. 기본계획 수립, 실시협약 협상, 실시설계 등을 거치면 착공까지 통상 3년이 소요된다. 공사기간은 최소 5년이 걸린다.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 사업은 예타 통과 후 개통까지 13년 걸렸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상위 계획인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된 사업 중에서도 실제 개통한 노선은 10% 미만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를 보면 아직 첫 삽조차 못 뜬 교통망이 수두룩하다. 입주 6년차인 위례신도시는 계획된 4개 철도사업 중 착공에 들어간 노선이 하나도 없다. 8호선 추가 역은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개통이 올해 말에서 2021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말 착공식을 한 GTX-A노선은 아직도 첫 삽을 뜨지 않았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