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주 아라동에 있는 제주테크노파크. 시속 40㎞로 달리는 차 안의 좌석이 아니라 마치 안방 같았다. 탑승자들은 좌석마다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풀HD 영상을 실시간으로 즐겼다. 영상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는 좌석별로 다른 맞춤형 광고였다. 모니터로는 주문형비디오(VOD)나 맛집 정보도 내려받을 수 있었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최고경영자(CEO·왼쪽)가 4일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과 함께 차 안에서 ‘5G-ATSC3.0’ 기반의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최고경영자(CEO·왼쪽)가 4일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과 함께 차 안에서 ‘5G-ATSC3.0’ 기반의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은 이날 제주테크노파크에서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내놓을 차세대 미디어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했다. 주행하는 차 안을 고화질 영상을 제공하는 안방극장처럼 바꾸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미국의 차세대 방송 표준 ATSC3.0(한국의 UHD에 해당)을 결합해 개발했다. 기존 DMB(HD)보다 화질이 네 배 선명한 풀HD 영상을 실시간, 맞춤형으로 구현한다. 스포츠 중계영상은 원하는 각도만 골라 보는 기능도 있다.

SK텔레콤은 싱클레어와 이달 미국 워싱턴DC에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북미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내년까지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 중 32곳에 이 기술을 우선 도입한다. 다른 북미 방송사도 공략할 예정이다. 한국과 달리 국토가 넓은 북미는 이동통신망이 촘촘하게 깔려 있지 않다. 방송과 결합한 이동형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높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도 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비한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을 함께 제공하는 프로그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물론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과 함께 자동차를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종민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은 “자율주행차 시대에 사람들이 운전에서 해방되면 차량 내 오락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