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고 열 전달 잘해 IT제품 핵심 소재로 쓰여
중국이 생산량 90% 이상 차지해 정치 무기 되기도
미국은 자국 내 희토류 분리공장 설립 등 대비나서

희토류(稀土類)는 희유금속 중 하나로 그 명칭은 ‘희귀한 흙’이라는 뜻을 가진다. 영어식 표현도 ‘rare earths’이다. 특정한 물질 하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 원소번호 57~71번에 속하는 15개 원소에 스칸듐·이트륨을 더한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단어다.
이들 원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달하는 특징을 가진다. 또 특이하게도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인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아울러 소량으로도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산업 전자제품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첨단산업의 비타민’, ‘녹색산업의 필수품’이라 불리고 있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허 부총리와 함께 장시성 간저위에 있는 희토류 관련 기업 ‘진리(金力)영구자석과학기술유한공사’를 시찰했다. 외신들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국면 앞에서 시 주석이 희토류 수출 억제를 무역전쟁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중국은 앞서 희토류를 무기화해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룬 사례가 있다. 2010년 중국은 댜오위다오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 결국 사과를 받아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등 IT업체들도 함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희토류 방어전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화학기업 블루라인은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라이너스와 손잡고 미국 텍사스주(州)에 미국 내 최초의 희토류 분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최소한 자국에서 이를 가공할 수 있는 환경만이라도 미리 조성해두면 다른 국가에서 공급받은 희토류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