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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깜깜이 제재'가 항공시장 경쟁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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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운수권은 항공사 핵심 자산
    제재로 묶어 형평성 훼손해선 안돼

    황호원 < 한국항공대 교수·항공법학 >
    [기고] '깜깜이 제재'가 항공시장 경쟁 해친다
    TV 음악경연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선 출연자들이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 이유는 게임의 규칙 때문이다. 가면을 썼기 때문에 인물 중심이 아니라 음악적인 요소와 재능만을 기준으로 엄격하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매력은 승패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깨끗한 승복이다. 우리가 올림픽 경기를 숭고하게 여기며 감동하고 열광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이제 경쟁과 승부는 대한민국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치열한 경쟁을 부정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관심은 평등한 기회가 주어졌느냐다. 그리고 공정하게 실력을 평가받는 과정을 바랄 뿐이다.

    항공운수권은 항공사의 핵심 자산이며 미래의 성장을 결정짓는 필수 요건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한·중 항공회담을 통해 늘어난 운수권 주 70회와 정부보유 운수권 주 104회를 국적 항공사를 대상으로 배분했다. 국내 항공사처럼 개성이 뚜렷하지 않아 차별화가 쉽지 않은 경우에는 노선을 통해 경쟁하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국토부 제재를 받은 진에어는 이번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단 하나도 배정받지 못했다. 올해 몽골, 싱가포르 운수권 배분에 이어 세 번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국토부는 운수권 배분에서 특정 항공사를 배제한 데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사업 규제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진에어는 9개월째 신규 항공기 등록, 신규 노선 취항,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을 제한받고 있다. 회사 측은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 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문화 개선 보고서’를 6회에 걸쳐 국토부에 제출했고, 이를 모두 충실히 이행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재를 해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제재가 완화되는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경영행태가 정상화될 때까지’라는 모호한 조건을 달았다. 국토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제재 기간을 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항공업계는 “명확한 사유 없이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정부의 이런 규제로 인해 국내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법치행정은 국민의 기본권을 행정권 남용으로부터 보호하고, 행정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해 주는 법률에 근거를 둬야 한다. 그 내용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권력 행사로 인한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인 평등권과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부 제재의 초점이 ‘경영 투명성’을 요구한 것이라면 그동안의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점을 지적하는 등 의견을 밝히면 된다. 운수권 배분에서는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깜깜이 제재’를 계속한다면 국토부의 권위가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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