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일자리는 어디에… > 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보인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채용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 모습.  /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 내 일자리는 어디에… > 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보인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채용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3일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드림 페스티벌’ 모습. /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국내 증권회사들이 일제히 상반기 채용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신영증권은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한다. 미래에셋대우와 신영증권은 경력직을 뽑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좋아 증권사들이 예정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며 “각사 채용 규모는 20~30여 명”이라고 말했다.

올 증권사 공개채용의 특징은 정보기술(IT) 디지털·대체투자 전문인력 채용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을 뽑는 증권사는 대부분 4~7주 인턴십 검증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증권사 8곳의 채용 규모는 총 150여 명에 달한다.
증권사 채용에 디지털 바람…'부동산금융 전문가' 모셔오기 경쟁도
IT·디지털 인력채용 바람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이 대세가 되면서 증권사 채용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올 1월 교보증권은 상반기 대졸자를 뽑으면서 IT직(5급)만 뽑았다. NH투자증권은 모집 분야를 ‘IT·디지털·퀀트·상품·전략기획’ 5개 부문으로 한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IT·디지털·정보보호 분야 신입사원을 뽑으며, 한화투자증권도 IT·정보보호, 디지털전략·마케팅 분야 직원을 채용 중이다.

증권사의 디지털 분야 채용은 증권사 지점 수 축소와 MTS 확대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국내 57개 증권사의 국내외 지점 수는 1154개로 집계됐다. 2010년 1790개 이후로 꾸준히 줄고 있다. 인터넷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로 지점 수 감소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지점을 줄이는 대신 자체 제작한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뱅키스’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최근엔 라이브 증권방송 ‘이프렌드에어(e-friendair)’를 통해 투자자와 만나고 있다”며 “전담 영상 제작 인력만 10여 명”이라고 말했다. KB증권·NH투자증권도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용하면서 각종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는 조직도 디지털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증권사 최초로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NH투자증권은 디지털 전략 총괄팀을 운영 중이다. 자기소개서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묻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급변하는 디지털시대 한화투자증권의 변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할 것을 주문했다.

채용형 인턴 선호

증권사 채용의 또 다른 축은 대체투자부문 인력 확충이다.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부동산금융 분야 전문가를 뽑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 금융(PF) 3년 이상 경력자와 해외부동산·인프라 5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 중이다. 지난 3월 부동산신탁회사 예비인가를 받은 신영증권은 부동산신탁 운용·위험관리 전문인력을 공채로 뽑는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회사 비즈니스와 함께 부동산 자산관리시장 개척, 원스톱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 등 시장을 선도할 부동산 전문인력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뉴욕·홍콩 등 해외에서 부동산금융 전문가를 물색하고 있다. 국내 인재풀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금융 대체투자 전문가가 있다면 채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입사원 채용에선 인턴십을 통해 자질을 검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은 4~7주의 인턴십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우수 인턴에게는 정규직으로 입사할 기회를 준다. 한국투자증권은 채용형 인턴과 해외 대학 출신 등 20여 명을 상반기 채용한다. 7주 채용형 인턴을 통해선 지점·본사 영업담당자를 뽑는다. 이 회사는 국내와 학사 일정이 다른 해외 대학 사정을 고려해 2015년부터 상반기에 해외 대학 출신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30여 명을 채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 자격증 보유자와 어학능력 우수자를 우대한다. 전문대졸 이상자가 지원할 수 있는 ‘업무직 신입사원’도 공채 중이다. NH투자증권는 대졸 공채와 고졸·전문대졸 이상이 지원 가능한 지점업무 직원을 동시에 뽑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정확한 채용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각각 두 자리 숫자를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졸 공채에선 20명을 선발했다. 신영증권도 일반·업무직 원서를 23일까지 접수한다. 지난해 상·하반기 공채로 총 5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본사영업과 본사지원 분야에서 30명을 채용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