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의 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수주 부진에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부담까지 겹친 게 발목을 잡고 있다. 냉각된 투자심리에 주가는 연일 사상 최저가를 새로 쓰고 있다.

'탈원전'에 자회사 지원 '발목'…두산重 신용 하락
한국신용평가는 13일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이 회사 신용등급을 ‘BBB’로 내렸다. 2016년 초 ‘A’였던 신용등급이 3년 만에 세 계단 추락했다. 국내 신평사들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내렸음에도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면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핵심 자회사의 신용 악화로 (주)두산의 신용등급도 이날 ‘A-’에서 ‘BBB+’로 떨어졌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수주 감소가 신용도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2015~2017년 17조원 이상을 유지하던 두산중공업 수주 잔액은 올 1분기 말 15조5079억원까지 줄었다. 신한울 3·4호기, 당진에코 석탄화력발전소, 인도 푸디마다카 화력발전소 등에 대한 수주가 무산된 여파가 컸다. 올 1분기 신규 수주 규모가 4064억원에 머문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4217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5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에 적잖은 금액을 지원하는 것도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의 31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조달금액의 대부분인 3000억원어치 신주를 사들였다. 대규모 자금 유출에 따른 자본 감소는 471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만회했다. 지난 3월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두산중공업의 총 차입금은 5조1370억원, 부채비율은 201%다.

실적 악화와 증자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40원(5.25%) 내린 6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일부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저가를 경신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석 달간 44.6% 하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