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조원 '이미지센서' 반도체 1위 노린다
삼성전자가 16조원(약 130억달러) 규모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지센서는 비(非)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로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영상 정보)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테두리가 사라지고 여러 개의 카메라가 탑재되는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드론, 의료용 카메라 등에 탑재되면서 전체 매출도 매년 10%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메모리 1위 달성을 목표로 한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시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이미지센서 신제품 2종을 공개했다. 픽셀 크기가 0.8㎛(1㎛=100만분의 1m)로 작지만 화질을 높인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6400만 화소)과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4800만 화소)가 주인공이다. 이 제품들은 이미지센서 반도체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와 프리미엄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해 137억달러에서 2022년 190억달러(약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매년 1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잠재력이 높다.

애플 아이폰에 납품하는 일본 소니가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가 주력인 반도체 부문을 분사 별도 운영하고 있는데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며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20%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장점은 반도체 생산능력과 선진공정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을 독자 브랜드로 만들어 육성하고 있으며 매년 20%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억1000만개의 이미지센서를 출하했을 정도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신제품 이미지센서에도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는 6400만 화소로 업계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가운데 가장 화소가 높다. 화소가 높다는 건 디지털 카메라에 버금가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소셀 브라이트 GW2는 4800만 화소에 작은 크기로 활용성이 높다. 빛의 손실을 줄이는 '아이소셀 플러스' 기술을 탑재해 색 재현성을 높였고 4개의 픽셀을 1개처럼 동작시키는 '테트라셀' 기술로 저조도 성능을 개선했다.

한편 중국도 이미지센서 경쟁에 합류하면서 한·중·일 삼파전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모펀드가 2015년 인수한 업계 3위 미국 옴니비전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 등을 주요 고객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 등에 이미지센서가 적극 탑재되면서 업체간 경쟁은 확대될 수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센서사업팀 부사장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센서, 사람을 살리는 반도체를 앞세워 시장을 넓혀가겠다"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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