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단거리 발사체"…40분 만에 말 바꾼 軍
북한 원산 호도반도에서 4일 발사된 무기(사진)의 정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사당국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불과 40여 분 만에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국방부는 5일까지도 제원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속엔 화염을 뿜으며 수직으로 공중을 향해 치솟는 ‘발사체’가 등장한다. 국방부는 이를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추정했다. 발사체는 미사일, 로켓 등을 포함하는 더 큰 범주의 용어다.

민간 군사 전문가들은 사진 속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단순 로켓이 아니라 탄두를 실어 중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미사일이라는 얘기다. 러시아가 2006년 실전 배치한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을 본떠 개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라는 설명이 가장 우세하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외형뿐만 아니라 사거리, 발사 모습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북한이 쏘아올린 것은 100% 탄도미사일”이라며 “이스칸데르를 본떠 개발한 현무-2 미사일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번 발사체는 과거 열병식 때 등장한 적이 있는 미사일”이라며 “모양은 이스칸데르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가 약 700㎞인 데 비해 이번 발사체들은 최장 250㎞ 지점에 떨어졌다.

군당국은 북한이 몇 발을 쏘아올렸는지에 관한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한·미의 정찰 능력을 감안하면 이례적일 정도로 신중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발사체가 미사일로 판명되면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추가적인 발사도 금지)을 위배한 것이 된다.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키기 위해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목적에 관해 “한·미 동맹을 파괴하고 무력으로 남북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