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미국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4일(현지시간) “나는 열성적(card-carrying) 자본주의자”라며 미국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에 대해 반대 견해를 나타냈다.

버핏 회장은 이날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에서 구현된 시장 시스템과 법치를 제외하고서 내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2020년이든, 2040년이든 아니면 2060년이라도 미국이 사회주의로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장 자유주의 경제가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논쟁이 이뤄지는 가운데 나왔다. 그의 발언은 자유시장 시스템을 옹호하는 원론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미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反)자본주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 일각에선 부자 증세 등 ‘사회주의적 성향’의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버핏 회장은 다만 “자유시장 시스템은 적절한 규제를 받아야 하고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평소 버핏 회장의 소신과 연관이 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이자 후원자로 유명하다.

버핏 회장은 최근 아마존 주식을 매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아마존은 이제 가치주이기 때문에 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마존을 좀 더 일찍 매입했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을 거듭 나타냈다. 버핏 회장은 “(비트코인은) 수많은 사기와 연관된 도박 장치”라며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재킷의 단추에 빗대 “내가 이 단추를 떼어내 여러분에게 1000달러를 받고 제공한다고 치자. 단추 가격이 하루 만에 2000달러로 치솟을 수 있지만 그 용도가 극히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