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노동절 기간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해 여성의류를 구매하고 있는 유커의 모습. < 신세계백화점 제공 >
이번 노동절 기간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해 여성의류를 구매하고 있는 유커의 모습. < 신세계백화점 제공 >
이번 노동절 연휴에 국내 백화점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쇼핑 목록이 달라졌다. 그동안 압도적 인기 상품이었던 명품 대신 여성패션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구매할 쇼핑 품목을 구분하는 '스마트 유커'가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노동절 기간(지난 4월27일~5월2일)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증가했다. 이는 지난 춘절에 기록한 중국인 매출액 증가율보다 높은 것이다.

유커들이 구매한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올해는 여성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6.0%나 증가했다. 그동안 쇼핑 목록에서 상위권을 기록해 온 명품(43.3%)과 화장품(2.4%)을 제쳤다.

3년 전 중국 노동절 기간과 비교해 보면 유커들의 쇼핑 목록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6년 노동절 기간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했던 중국인들의 구매품 1위는 명품이었다. 2위는 화장품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위 여성의류, 2위 명품, 3위 럭셔리 남성 상품이라고 신세계백화점은 설명했다.

이는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구매할 품목을 구분해 쇼핑을 하는 스마트 유커들이 늘어나며 생겨난 변화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 담당은 "2016년 이후 시내면세점이 늘며 유커들이 화장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면세점에서 구매하고 여성·남성 의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명품은 면세점이 가격이 낮은 반면 신상품 및 한정판은 찾기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백화점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매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여성패션의 경우 예전 한류 스타의 화장법이 인기를 끌며 한국 화장품의 매출이 늘었던 것과 같이 최근 한류 스타들의 패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며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신세계백화점은 설명했다.

화려한 색깔의 의류보단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패션 상품이 유커들 사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실제 이번 노동절 기간 여성패션 중 영 캐주얼 패션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반면 컨템포러리 의류는 90.6%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유커들의 쇼핑 목록 상위에 오른 럭셔리 남성 상품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번 노동절 기간 신세계백화점 본점 남성 전문관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6월과 7월 남성 전문관에 각각 구찌 맨즈와 디올 옴므를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이달 말까지 중국인 소비자 마케팅을 이어가며 노동절 이후 국내를 방문하는 유커 수요를 공략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0일까지 은련카드로 50~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구매액의 10%에 해당하는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고 20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30일까지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또 온라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로 패션·화장품 카테고리에서 2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오는 10일까지 구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