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타차 뒤집은 신지애…생일 자축 '大역전 파티'
‘파이널 퀸’ 신지애(31·사진)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7타 차 열세를 마지막날 뒤집었다. 28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제38회 후지산케이레이디스클래식(총상금 8000만엔)에서다.

신지애는 이날 일본 시즈오카현 이토시의 가와나호텔골프코스(파71·637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낸 신지애는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14일 스튜디오앨리스 레이디스오픈 이후 시즌 2승째. 올 시즌 첫 멀티 챔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은 특히 자신의 서른한 번째 생일이기도 해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신지애는 이 대회에 앞서 투어 대상 격인 메르세데스벤츠랭킹 1위, 시즌 상금 2위(2594만엔)에 올라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440만엔(약 1억5000만원)을 더한 그는 상금랭킹에서도 곧바로 1위(4034만엔)로 올라섰다.

신지애는 상금 1위를 올 시즌 말까지 유지하면 한·미·일 3국에서 처음으로 상금왕을 모두 차지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신지애의 일본 투어 시즌상금 최고 기록은 2016년과 2018년의 2위다. 신지애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2009년 상금왕을 차지했다.

신지애의 우승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선두 요시모토 히카루(일본)에게 무려 7타나 뒤진 공동 19위로 최종일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이널 퀸’은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시동을 건 뒤 후반 9개 홀에서만 버디 7개를 쓸어담는 신들린 버디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일본 투어에서 생일날 우승컵을 차지한 선수는 신지애가 아홉 번째다. 2016년 이보미(31)도 CAT레이디스 대회에서 자신의 생일에 우승한 적이 있다.

신지애는 올 들어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이 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신지애는 앞서 열린 네 번의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톱10’ 2회(공동 5위,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감각을 드러냈다.

신지애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최근 3주 동안 3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14일 올 시즌 여섯 번째 대회 만에 신지애가 한국 선수 첫 승을 신고한 뒤 곧바로 이지희(40)가 KKT컵 레이디스오픈을 제패했고, 이어 이번에 신지애가 또 한 번 우승 소식을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