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시행 후 얼어붙은 시장 환경이 좀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부동산시장 냉각기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원인이다. 하지만 아파트시장과 꼬마빌딩시장의 온도차는 다르다. 아파트는 아예 대출 자체가 어렵지만 꼬마빌딩은 월세에 따라 대출 금액을 정하는 대출 규제 정책 때문이다.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낼 수 있는 금액까지 대출해 준다. 이런 경우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가 덜한 꼬마빌딩 쪽으로 매수자가 몰리면서 수익용 빌딩시장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실상은 달랐다.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 매수자들이 매입 시기를 뒤로 미루면서 꼬마빌딩의 투자 심리도 덩달아 위축된 까닭이다. 실제 작년 1분기보다 올 1분기 계약 건수가 반으로 줄었다. 양도세 때문에 가격을 내려주지 않는 매도자와 가격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매수자의 희망 금액 차이만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3월이 되면서 이런 필자의 우려와 달리 꼬마빌딩시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대출금리가 6개월 전보다 내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대출이 실행되는 금리가 6개월 전에는 연 3.5~3.7%의 보편적 수준이었다면 3월 들어서면서 실행되는 금리는 연 3.1~3.3%로 내렸다.

대외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예상과 달라 금리 인상 우려가 낮아졌고, 대내적으로는 아파트 대출 규제로 시작된 시장 경색에 많은 걱정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졌고 은행은 돈을 빌려주기 위해 대출이자를 낮추기 시작했다.

비(非)주택의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은 150%다. 대출해 줄 때 총 이자보다 월세가 150% 많으면 대출해 주라는 제도다. 차입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한 것이다. 월세 변동이 없다면 금리가 내려갈 때 대출 가능 금액은 올라간다. 예를 들어 금리가 연 3.5%일 때 32억원을 대출받고 지급하는 연 이자 1억1200만원과 금리가 연 3.1%일 때 37억원을 대출받고 내는 연 이자 1억1470만원은 거의 비슷하다. 금리가 0.4%포인트 인하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은 5억원이 오른 것이다.

최근 5년간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경기가 좋아서라기보다 은행이 저금리로 대출을 많이 해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출이 어려워 매입을 포기한 빌딩이 있다면 다시 한번 대출 조건을 조율해보는 것이 좋다.

오동협 < 원빌딩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