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사는 老부부 얘기 서점가 강타
‘저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멋지게 살아가는 노년 부부 이야기가 중장년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나 흥미진진한 사건은 없지만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고 추억에서 행복을 되새기는 일상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선다.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웅진지식하우스)는 인스타그램에서 80만 명에 이르는 팔로어를 거느린 60대 일본 부부 이야기다. 하얀 머리카락과 맞춰 입은 옷, 그리고 왠지 어색해 보이는 포즈로 사진을 찍은 두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은퇴 후 더 편안하게 살기 위해 집을 줄이고 짐을 버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 중인 부부는 제2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간다. 간소한 생활을 행복으로 채우는 두 사람의 일상과 그 일상에 대한 단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나이 들어가는 게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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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하게 나이 들기》(마음산책)는 40년간 옷을 짓고 판매해온 하야시 부부를 통해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히 차려입는 옷보다 평소에 입는 옷이 결국 그 사람을 말한다고 생각하는 부부에겐 인생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르면서 충분히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저자들이 “검버섯, 주름, 백발, 다 괜찮다. 이 모두가 ‘약간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한 요소라면”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손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해 이젠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인 7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수오서재)에 담겼다. 남편 이찬재 씨가 그림을 그리면 부인 안경자 씨가 글을 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산다는 것이 힘들고, 괴롭고, 피곤한 것의 연속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 돌아보니 아름다웠더라”는 문장처럼, 담담하게 담은 진심이 국경을 넘어 큰 울림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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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노년의 삶을 담은 책은 출판 소비층도 넓히고 있다. 국내 출판시장의 주요 소비자는 20~30대지만 이들 책에 관심을 보인 연령층은 40~50대에 몰려 있다. 인터파크의 연령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와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는 40대 이상이 62%, 《근사하게 나이 들기》는 71%에 달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