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건축사업을 논의하는 김윤현 HS하이테크 부사장(왼쪽)과 김계철 전문가.  /탤런트뱅크 제공
3D프린팅 건축사업을 논의하는 김윤현 HS하이테크 부사장(왼쪽)과 김계철 전문가. /탤런트뱅크 제공
경기 화성에 있는 반도체 세정장비 부품업체 HS하이테크는 정밀가공 및 3차원(3D)프린팅 기술을 가진 회사다. 업황의 등락이 심한 반도체 설비 산업 특성상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신사업이 필요했다. 지난해 건축 자재와 건물 골조 등을 3D프린팅으로 만드는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3D프린팅 건축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주도에 테마파크를 짓는 게 첫 프로젝트였다. 관광객이 편하게 쉬면서 3D프린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다.

문제는 이 회사가 부동산 개발 경험이 전혀 없다는 데 있었다. 반도체 설비를 10년 이상 제조하던 중소기업이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구상은 쉽지 않았다. 신사업 담당자인 김윤현 HS하이테크 부사장은 휴넷 탤런트뱅크에서 관련 전문가를 찾기 시작했다. 탤런트뱅크는 시니어 전문가와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인력매칭 플랫폼이다. 국내 대기업 출신으로 버거킹 입점 업무 등을 담당했던 김계철 전문가를 만났다.

김 부사장은 연면적 6600㎡ 규모의 테마파크를 지을 계획을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추진 기간에 여덟 차례 만나 건축물을 어떻게 지을지, 어떤 브랜드의 상점을 입점시킬지 등을 논의했다. 김 부사장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며 “어떤 브랜드의 카페가 들어와야 할지, 브랜드와 계약은 어떻게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3D프린팅을 소개하기 위한 공간이면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구성하는 게 고민이었다.

김 전문가는 “스타벅스와 같이 무조건 유명한 브랜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음식료 브랜드가 입점하기 좋아하는 부동산의 조건 등에 대해서도 정보를 공유했다.

김 전문가는 지난해 탤런트뱅크에 전문가로 등록하고 여러 중소기업에 주변 상권을 분석하고, 어떤 브랜드와 접촉하고 계약해야 하는지 도움을 줬다. HS하이테크도 건물 콘셉트와 설계 단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은 최근 제주도로 1박2일 출장도 함께 다녀왔다. 건물을 지을 부지와 주변 지역 상권을 함께 둘러봤다. 김 부사장은 “입점할 카페 브랜드와 최근 계약을 마치는 등 프로젝트 추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계약이 끝난 뒤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