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아의 ‘북한 뉴스 대놓고 읽기’] (6) 57년째 외치는 허무한 구호 “흰 쌀밥에 고깃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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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김일성이 처음 사용
“흰 쌀밥 고깃국 먹여 주고
기와집에서 살게 해 주겠다”
2019년 손자 김정은도 똑같은 말
강산이 여섯 번 변해도 ‘메뉴 변경’ 없어
“흰 쌀밥 고깃국 먹여 주고
기와집에서 살게 해 주겠다”
2019년 손자 김정은도 똑같은 말
강산이 여섯 번 변해도 ‘메뉴 변경’ 없어

“모두가 이팝(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기와집에서 비단옷을 입고 사는 부유한 생활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김일성 북한 주석, 1962년 천리마 운동 당시)

57년이 지났다. 강산이 여섯 번은 변했을 세월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3대 독재가 이어질 동안, 주민들에게 경제 발전을 홍보하는 구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메뉴조차 안 바뀌었다. ‘흰 쌀밥에 고깃국’이다.

김정은은 자신이 21세기 정상국가의 지도자임을 내세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는 케케묵은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대북제재 완화에 실패하면서 내부 동요가 심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김일성의 추억’을 끌어들여야 했던 것이다. 실제로 김일성 집권 때는 구 소련의 원조와 남한 대비 앞선 중공업 기술 영향으로 1970년대까지 배급제가 꽤 원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