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동물 사료를 제조·판매하는 사료사업부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성장성이 높은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최근 잇따른 해외 기업 인수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사료사업부를 떼어내 팔기 위해 분사 작업에 들어갔다. EY한영이 분사와 관련된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사료사업부는 소, 돼지 등 대형 축산 사료와 반려견용 사료 등을 생산한다. 2017년 매출 2조1064억원에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CJ제일제당의 2017년 전체 매출은 16조4772억원, 영업이익은 7766억원이었다.사료사업부는 정체를 겪고 있다. 해외 사료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현재 4~5위권인 CJ제일제당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 이후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중국 등 글로벌 사료기업과의 경쟁 때문이다.CJ제일제당은 지난해 라이신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사업부와 사료사업부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인수전에는 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글로벌 업체들이 뛰어들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지에서 사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1조8866억원에 인수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식품첨가물업체인 프리노바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3월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업체 하이더(인수금 360억원)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미국 바이오벤처 메타볼릭스(112억원)를, 12월에는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170억원)를 사들였다.지난해에도 베트남 가공식품업체 민닷푸드(150억원),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300억원) 등에 투자하며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CJ제일제당은 해외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재무 상황이 다소 악화됐다.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차입금 상환 여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이 6.5배까지 늘었다. 2017년까지 이 비율은 5배 미만이었다.CJ제일제당은 이같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거래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료사업부 매각이 성사되면 재무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다.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사업구조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비핵심 사업 매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CJ제일제당이 미국 대형 식품회사 슈완스컴퍼니의 지분 70%를 16억8000만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CJ제일제당 이사회가 지난해 11월 의결한 인수 지분(99.98%)과 금액(18억4000만달러)보다 다소 줄었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슈완스가 갖고 있는 사업 가운데 홈 딜리버리 부문은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종 협상 결과 약 30%의 나머지 지분은 슈완스컴퍼니의 현 대주주인 슈완스 일가가 보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슈완스는 미국 냉동피자 시장점유율 2위, 냉동 애피타이저 1위 업체다.자본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지분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인수합병(M&A)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재무적인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CJ제일제당은 슈완스 외에도 2017년부터 미국 카히키(냉동식품), 독일 마인프로스트(냉동식품), 러시아 라비올리(냉동식품), 베트남 민닷푸드(미트볼), 브라질 셀렉타(콩단백질) 등 해외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최근엔 미국 최대 식품첨가물 기업인 프리노바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 회사 인수 대금은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CJ제일제당이 미국 프리노바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베네룩스 3국 등에 진출해 있는 프리노바를 발판으로 세계 최대 식품첨가물 시장인 북미와 유럽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2017년 6조48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5조7909억원), 물류(7조5222억원)와 함께 CJ제일제당의 3대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다. 식품첨가제와 사료첨가제를 모두 생산한다. 라이신과 핵산, 트립토판, 발린 시장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브라질의 식물성 고단백 소재 분야 세계 1위 업체 셀렉타를 사들여 사업영역을 넓혔다.프리노바를 품으면 아미노산 비타민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첨가물 제품군의 경쟁력을 보강하는 동시에 단숨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식품 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도 CJ제일제당이 프리노바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슈완스 인수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유통·영업망을 확보하게 됐다. 슈완스는 미국 전역에 17개 생산공장과 10개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미국 생산기지도 5곳에서 22개로 늘어난다. 슈완스의 연구개발(R&D) 센터 5개, 대리점 400개, 배송 차량 4500대도 보유하게 된다.미국 식품기업인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차례로 인수한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와 생산설비, 영업망을 모두 갖추게 됐다. 프리노바는 글로벌 식품첨가물 제조사답게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대부분을 고객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유통망에 이어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 업체까지 손에 넣게 되면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CJ제일제당이 프리노바 인수에 성공하면 2011년 대한통운과 지난해 슈완스에 이어 CJ그룹 사상 세 번째로 큰 인수합병(M&A) 거래가 된다.일각에선 최근 잇따라 시도하는 조(兆)단위 M&A가 CJ제일제당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15년 5조510억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연결기준)은 지난해 9월 7조2404억원으로 43%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55.4%에서 169.8%로 높아졌다.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자금 소요로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슈완스 인수 지분을 80%에서 70%로 낮췄다. 슈완스 인수금액이 2조1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M&A’ 기록은 다시 대한통운에 반납하게 됐다.정영효/김진성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