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세 곳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면서 일부에선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저가 비행기표 쏟아질 듯…"운항 인프라 확충은 과제"
5일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사업 면허 발표로 국내 LCC는 6개에서 9개로 늘어나게 됐다. 항공업계에서는 국내 인구를 고려할 때 너무 많은 LCC가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의 인구(3억2500만 명)는 한국(5100만 명)의 6배를 웃돈다. 하지만 LCC는 9곳으로 같아졌다. 일본(1억2600만 명)은 8곳, 중국(13억8600만 명)은 7곳이다. 주요 유럽 국가도 한국보다 LCC 수가 적다. 독일(8200만 명)은 5곳, 영국(6600만 명)은 4곳, 프랑스(6700만 명)는 1곳에 불과하다.

국내 항공시장이 ‘레드오션’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열경쟁이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항공사 6곳은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일제히 급감했다. 유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점점 치열해지는 항공사의 저가 경쟁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1978년 시장 진입 규제 완화 이후 항공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겼다”며 “그 뒤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3개 항공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조종사와 정비사 등 인력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7년까지 국내 대형 항공사는 연평균 129~136명의 기장과 181~186명의 부기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LCC는 연평균 133~175명의 기장과 171~212명의 부기장을 충원해야 한다.

국내 항공 인력만으로는 이런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매년 국내에서 양성되는 군 경력 조종사는 100여 명, 민간 조종사는 350명 수준이다. 최근엔 중국, 중동 등 외국 항공사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만성적인 조종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LCC 관계자는 “항공사가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과 정비 관련 인프라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