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김정은 위원장, 매우 생산적인 정상회담을 기대한다.”

“중국과의 협상은 이제 높은 단계에 있다. 두 나라간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위터에 올렸던 두가지 글입니다.

28일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뉴욕 증시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우는 0.27% 하락했고, S&P500 0.28%, 나스닥은 0.29% 내렸습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한 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탓이라기보다는, 그 결렬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불길한 미래를 본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데자뷰’를 봤다는 겁니다.

두 회담은 의제가 판이하게 다르지만 비슷한 시퀀스를 밟아왔습니다.

먼저 양국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후 계속 실무회담이 이어져왔습니다. 그리고 과연 타결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많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적 관측을 부추겨왔습니다. 그리고 미북이 먼저 최종 타결을 위해 정상들이 만났는데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죠.

미셸 카루소 카브레라 CNBC방송 시장 코멘테이터는 이날 “미북 정상회담은 원래 비관적 관측이 많았고 기대도 별로 없었다”고 증시에 대한 영향을 차단하면서도 “오히려 중국에 대해 시그널을 줬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열릴 시진핑 주석과의 무역 정상회담에서 또 빈 손으로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얘기입니다.

물론 이런 ‘벼랑끝 전술'은 마음이 급한 중국을 몰아붙여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뉴욕 증시는 이날 4분기 국내총생산(GDP)가 2.6% 성장으로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왔지만 오르지 못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미중 협상에 대해 “환상적 진전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역사적인 거래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조에 나섰지만, 시장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언급에 더 집중했습니다.

미중 협상은 어떻게 될까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이 "갈길이 멀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정상회담을 밀어붙일겁니다.

자신의 지지층인 미 중부 농부들이 3월내 타결을 바라고 있으니까요. (미 농부들이 그해 무슨 작물을 심고 얼마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지가 3월 농산물 가격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그 회담에서도 빈손으로 걸어나온다면 뉴욕 증시는 오늘처럼 약간 내림세로 끝나진 않을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