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미소에 "어떤 결과 나올까" 기대감 갖다가 실망·허탈
"시간 걸려도 희망의 끈 놓지 말아야"…"어느 정도 예상" 시각도
"아! 이럴 수가"…북미회담 분위기 급반전 결렬에 장탄식
사건팀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결과를 기대하던 시민들과 주요 단체는 28일 협상 결렬 소식에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오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는 얼굴로 서로 마주 앉아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결과를 예상했던 터라 허탈감이 더욱 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통일협회는 "8개월여 만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채 회담이 결렬됐다"며 "영변 핵시설 폐쇄, 종전선언을 포함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구축을 향해 나아가길 원하던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고 논평했다.

이 단체는 "절망적인 결과가 나왔음에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야 한다"며 "뿌리 깊게 이어진 갈등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는 결코 이전의 강대강 대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대화의 장에 마주 앉아야 한다.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답은 대화뿐"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황수영 팀장은 "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이번 회담으로 한반도 문제가 쉽지 않은 문제라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북미 간 대화가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아쉽지만 이번 회담 결렬을 실패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가 다시 만나 이견을 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회담 결렬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새삼 실망스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2020년 미국 대선을 의식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적당히 딜(거래)을 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인 조치가 없으면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이 그대로 받아들여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가시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주장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시민들은 오전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갑작스러운 결렬 소식에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대학교 4학년 이 모(26) 씨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관련해서 두 번째 만남이기도 하니까 크게 진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중간에 틀어졌다고 하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좀 걱정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2차 회담이라서 다들 기대감에 부풀어 있고 분위기도 엄청 좋았다.

주변에서도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였다"며 "(회담이 결렬됐다고) 일상생활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에 결코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대학생 김 모(23) 씨도 "오전에 김정은 위원장이 기자 질문에 직접 대답도 해주고 분위기가 좋아 보여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후에 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고 아쉬워했다.

김 씨는 "1차 북미회담 이후 오랜 시간에 걸친 실무협상 끝에 나온 2차 회담이기에 뭔가 결과물이 있을 줄 알았다"며 "3차 북미회담은 또 언제 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권 모(56) 씨는 "이제 우리나라도 좀 편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나보다 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아니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전망에 대해 권 씨 역시 "2차 회담도 안 된 걸 보니 앞으로는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