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혼자도 좋지만, 만성적 고독은 행복에 毒
“모든 사람의 마음 한편엔 누구도 닿을 수 없는 고독이 존재한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각 개인은 짙은 고독을 품고 산다. 사회는 알게 모르게 혼자이길 권한다. 사람들은 급속히 발달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다양한 매체와 기기를 활용하며 접촉 없는 접촉을 하고, 만남 없는 관계를 맺는다. 때론 이런 점이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굳이 결혼을 강요하지 않는 세상이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길만 생각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고독은 이렇듯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

《혼자를 권하는 사회》는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고독이란 감정을 다양한 관점에서 통찰하고 분석한다. 또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프랑스 출신의 임상심리 치료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모니크 드 케르마덱이다.

그는 만성적 고독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만성적 고독은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는 직접적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형성되는데 그중에서도 대인관계로 인해 형성되는 부분이 크다. 개인의 삶과 행동 동기에도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타인들과의 관계가 곧 개인의 행복을 비롯해 이성, 창의성, 정서 등 각종 지능의 성숙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독의 해결책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에 달려 있다. 저자는 “‘관계는 있는데 친구는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다”며 “타인과의 관계는 그것이 유의미하고 양쪽 모두에게 만족을 줄 때만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기 자신과 약간의 거리 두기도 필요하다. 지나친 자기애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실연, 실업 등 자신이 맞닥뜨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고,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김진주 옮김, 생각의 길, 256쪽, 1만5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