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박시후 (사진=방송캡처)


‘바벨’ 박시후가 끝내 마주하게 된 ‘불안한 배신감’에, 터트려내는 ‘슬픔의 분노’가 안방극장에 극도의 몰입을 선사했다.

박시후는 TV CHOSUN 특별기획 ‘바벨’에서 직진만으로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감추는 방법을 터득하고만 기자 출신 검사 차우혁 역을 맡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바벨’ 7회분에서 박시후는 끔찍한 사고와 경악스러운 살해사건이 연이어 발생되는 ‘재벌가의 비밀’을 파헤치던 가운데, 사건에 접근할수록 그 흉흉한 비밀의 중심에 ‘사랑하는 그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슬픔에 가득 찬 고뇌와 분노에 사로잡히는 ‘60분의 추격전’을 펼쳐냈다.

극중 차우혁(박시후)은 ‘면도칼 킬러’와의 정면대결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한정원(장희진)의 간병을 받으며 몸을 회복하고 있던 상황. 그런 와중에도 차우혁은 킬러를 고용한 장본인인 신현숙(김해숙)의 서슬 퍼런 협박에 굴하지 않았고, 오히려 “위치보단, 뭘 바라보는 지가 중요하죠”라는 말로, 거산가에서 연이어 발생된 의문스런 사건들을 계속 파헤칠 것임을 시사하며 날선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러나 차우혁은 강력계 장팀장(윤진호)이 살해된 거산가의 유력한 승계후보자 ‘태민호(김지훈)의 전화내역서’를 살펴보다, 살해당한 당일 죽기 직전 태민호와 통화한 것이 다름 아닌 한정원이라는 것, 심지어 태민호의 사망 추정 시간 삼십 분 전 한정원이 거산 그룹 반경 100미터 내외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자, 두려움을 느꼈다. 게다가 ‘거산 회장의 유언장’ 내용을 묻고자 찾아온 태유라(장신영)가 한정원을 향해 던지는 미묘한 질문을 들으며, 한정원이 자신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진실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됐다. 차우혁은 한정원과 둘만 있는 시간을 빌려, 진실을 말해 달라 부탁했지만 듣지 못했고, 결국 “왜 모든 걸 감추기만 하냐구요, 날 못 믿어서?”라는 아픈 마음을 터트렸다.

이어 차우혁은 오히려 한정원으로부터 ‘진실’이 아니라 ‘놓아도 괜찮다’는 이별의 메시지를 듣게 됐던 상태. 이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한정원을 쫓아간 차우혁은 그 순간 한정원이 태민호의 수하이자, 거산기업 태회장의 비밀을 쥐고 있는 리키(이재구)를 납치해갔던, 우실장(송원근)과 만나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 차우혁은 조심스럽게 한정원과 우실장을 추격했고, 두 사람이 마치 공조를 해 오고 있었던 듯, 친근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며 혼란에 휩싸였다.

마침내 차우혁은 한정원이 떠난 뒤, 우실장이 혼자 남았을 때를 노려 우실장 앞을 가로막으며, “니가 왜! 왜, 한정원을 만나? 뭐 때문에?”라는 혼돈에 가득 찬 고함을 내질렀다. 더욱이 차우혁은 “두려운가요? 상상하던 것이 진실일까 봐?”라는 우실장의 말에 격분, 순간 우실장의 멱살까지 그러쥐었던 터. 모든 것이 뒤죽박죽된 상황에서 진실을 찾고자 드리운 절박한 눈빛, 분노-혼란-슬픔이 뒤섞인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역대급 반전의 순간을 장식했다.

그런가하면 박시후는 막강한 권력의 재벌가 안주인과의 팽팽한 신경전, 실타래처럼 뒤엉킨 사랑의 삼각관계 등 아찔한 상황을 힘 있게 끌고 가는 ‘디테일한 눈빛 열연’을 펼쳐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한편 ‘바벨’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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