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 만료 예정일(3월 1일)을 20일가량 앞두고 다시 한번 고위급 무역협상에 나선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무역 불균형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양측이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 백악관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오는 14∼15일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고위급 협상에 앞서 11일에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이 시작된다.

현재로선 마감 시한 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역협상의 포괄적인 합의를 위한 본질적인 요소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개략적인 합의문 초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무역협상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애덤스는 “정상적인 상황에선 지금쯤 공동문서의 초안을 교환하기 마련”이라며 “양측은 그런 본질적인 부분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선 여전히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에 정책 자문을 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무역협상 시한 전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양측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상무부 차관을 지낸 웨이징궈 중국국제경제기술교류센터(CCIEE) 부센터장은 “양측이 이번주 회담에서 관세 인상을 연기하기 위해 원칙적인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상 간 회담은 그 결과를 선언하기 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전쟁 휴전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조건부 휴전에 합의하면서 3월 1일까지 협상을 진행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 다음날부터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