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중 흡연인구가 가장 적은 기간은 1월부터 설날까지다. 설날의 들뜬 분위기와 5일간의 황금연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 자리, 푸짐한 명절 음식 앞에서 연초 금연 다짐은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은 금연을 포기하고 계속 흡연하거나 최근 유행하는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연기나 냄새가 덜하다는 점을 이용해 집 안에서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작년에만 3억갑 가량 판매되면서 2017년 대비(1억갑) 322% 판매량이 급증했다.

하지만 가열담배도 간접흡연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다양한 해외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의 Ruprecht 교수 연구팀이 일반담배, 가열담배, 전자담배의 연기 성분을 측정한 결과 가열담배에서도 미세먼지와 발암성 물질인 알데히드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배출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사카의 국제암연구소에서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4명이 가열담배의 간접흡연으로 인해 불편감이나 눈과 목의 통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가열담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담배는 2차, 3차 간접흡연은 물론 청소년의 흡연까지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내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가정에서 일주일에 3회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청소년 대비 흡연율이 2배 가깝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는 셀 수도 없지 많지만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수 없는 이유는 금단증상때문이다. 이는 불안함, 초조함, 짜증, 집중력 저하 등 사람마다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금연을 시작할 때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설날과 같은 연휴를 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금단증상을 겪게 되더라도 직장보다는 가정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고, 최대한 많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금연 사실을 알리는 것도 금연 성공에 도움이 된다.

초기 금단증상을 이겨냈다면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흡연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니코틴 중독 증상은 더욱 강력하다. 이때는 금연치료를 통해 금단증상을 극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문의의 상담과 금연치료 약물 처방으로 진행되는 병의원 금연치료는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

연구에 따르면 의지만으로 금연에 시도할 경우 100명 중 3~4명만이 성공하는 것에 비해 전문가의 상담과 금연 약물 처방을 병행했을 때 금연성공률은 최대 10배까지 증가한다.

약물 처방을 받을 때는 의사에게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약사에게도 복용법에 대해 자세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약물 복용 중 울렁거림이나 꿈을 꾸는 현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는 대처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처방을 따르면 된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의원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하면 12주 동안 6회의 전문의 상담과 금연약물 처방 비용을 전액 지원 받을 수 있다. 1, 2회차에는 본인부담금이 있지만 12주 프로그램을 완수하면 전액 환급 받을 수 있다. 중간에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의 재도전을 위해 1년에 총 3회까지 금연치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설날을 맞아 가급적 빨리 시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러한 무료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는 흡연자는 많지 않다. 흡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자 중 88.8%가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반면,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알고 있는 흡연자는 36.9%에 불과했다.7)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까운 의료기관 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M건강보험’, ‘건강in’, 전화문의(1577-1000)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병원 방문이 어렵거나 집중적인 금연 관리가 필요한 흡연자의 경우 전문치료형 금연캠프 참여도 큰 도움이 된다. 4박 5일 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약물치료와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건강진단, 금연특강, 개별 금연상담 및 그룹 심리상담, 스트레스 관리 등의 다양한 세션을 제공한다. 금연캠프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전국에 위치한 전체 17개 금연지원센터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금연두드림 홈페이지에서 각 센터별 금연캠프 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