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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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똘똘한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크게 올림에 따라 서울 부동산시장 위축세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단독뿐 아니라 아파트 공시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면서 시장에 일시적으로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연립주택 등 일반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공표되는 4월 전후로 매물을 내놓는 유주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해 5월부터 하반기까지가 고가 주택이 가장 약세를 보이는 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주택 매물을 받아줄 시장 분위기가 아니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올해 6월 1일 이전에 집을 팔면 높아진 보유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이왕 팔 예정이라면 6월 1일 이전에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수가 많을수록 보유세와 양도세 세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구조여서다. 조정지역 2주택 이상과 3주택 이상 소유자의 보유세 상한선은 300%에 달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보유세 고지서를 받아보면 보유세 부담을 피부로 느껴 팔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라며 “급매물이 쌓여가고, 매수자의 관망세도 길어져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여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도 줄어드는 추세여서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거 증여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충진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대출이 많은 다주택자가 계속 버티기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단 명의를 최대한 분산하는 전략을 펴다가 한계에 달하면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아직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까지 집값 안정화가 되지 않았다”며 “집값이 여전히 높아 추가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대책까지 나오면 부동산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