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오스카)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에게 아카데미 외에는 다른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고 미국배우조합(SAG)이 1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연예매체들에 따르면 1만6천 명의 회원이 있는 미국배우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측이 극히 이례적이고 부적절한 압력을 우리 회원들에게 가했다"면서 "배우조합상 시상식 등에 시상자로 참여하지 말라는 여러 건의 협박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美배우조합 "아카데미가 다른 시상식 참석 못하게 협박"
배우조합은 아카데미 측이 오는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리는 배우조합상 시상식(SAG 어워즈)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4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미 연예매체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해 시청자 수 2천650만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주요 시상자들을 선점하기 위해 배우들에게 압박을 가한 것으로 해석했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매년 1~2월이 시상식 시즌으로 주최 측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주요 시상자를 섭외하는 데 공을 들인다.

아카데미 측은 배우조합의 주장에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美배우조합 "아카데미가 다른 시상식 참석 못하게 협박"
배우조합은 "영화배우들은 자신들이 일년간 이룬 성과를 축하받는 자리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카데미가 부적절한 행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도 아카데미 측이 시상자 섭외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의 한 소식통은 "그들(아카데미 측)이 여러 해 동안 방해 전략을 써왔다"고 주장했다.

아카데미 측은 사회자로 낙점한 흑인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성소수자(LGBTQ)를 차별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코멘트로 논란 끝에 중도 하차한 이후 사회자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