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없다" 野 의혹 단호하게 반박한 조국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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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시종 단호한 태도로 임했다.
취임 후 첫 국회 운영위 출석이었지만 차분함을 잃지 않은 채,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이 제기하는 의혹 제기 질의에 조목조목 답변했다.
현안보고를 위해 마이크 앞에 섰을 때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잠시 대기하는 여유도 보이며 준비한 원고를 4분간 모두 읽었다.
한국당 일부 의원이 고성으로 질문하면 역시 격앙된 목소리로 맞서기도 했다.
조 수석은 우선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사태에 대해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위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린 데 있다"고 요약했다.
조 수석은 `단언컨대`라는 수식어도 써가며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이전 정부와 다르게 민간인을 사찰하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자유한국당에 의해 고발된 당사자이면서 검찰·경찰 업무를 관장하는 민정수석이 관련 사건에 대해 국회 운영위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고(故) 김용균씨가 저를 이 자리에 소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그간 부적절하다고 여긴 조국 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전격 지시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한국당은 앞서 운영위 개최 및 조국 수석의 출석을 김용균법의 12월 임시국회 통과와 연계하는 원내전략을 구사했다.
조 수석은 "검찰수사를 통해 (김태우 수사관의) 비리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짚고는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특유의 비유법도 동원했다.
현안보고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조 수석의 책상 위에는 답변용으로 가져온 자료로 빼곡했다.
스프링으로 묶인 노트에는 주요 문구마다 주황·노랑·핑크빛 등 색상별 형광펜 줄이 그어져 있었고, 한쪽에는 여러 색상으로 구분한 서류 파일도 엿보였다.
조 수석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질의 도중 헌법을 언급하자 관련 발언을 노트에 메모하기도 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문을 전공한 두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으며 대조되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둘의 공방에 이목이 쏠린 터였다.
본격 질의가 시작되자 조 수석의 목소리는 한층 톤이 올라갔다.
조 수석은 "특감반 초기 단계에 327곳 공공기관장의 성향 등을 정리한 문건이 있다고 한다. 그외에 작성한 것은 없냐"는 한국당 이만희 의원의 추궁에 "작성사실이 없다. 비위행위자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이 한껏 목청을 높이며 "책임질 수 있느냐"고 하자 조 수석도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책임질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과거 조 수석의 인사검증 책임을 따져 물으며 "이 자리만 모면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하자 "저에 대한 비방, 비난, 풍자는 정치적 자유지만 사실관계는 공적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며 "모면하지 않습니다. 답변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맞섰다.
다만, 그는 "지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느냐"는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의 질의에는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아주 크다"며 "이 사태를 정확히 수습하는 것이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조 수석은 회의 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께 국회에 들어섰다.
청색 와이셔츠에 줄무늬 타이, 감색 코트 차림의 조 수석의 왼손에는 갈색 백팩이 들려 있었다. 강추위에도 목도리나 장갑은 보이지 않았다.
담담한 모습이었고 미소도 보였다. 로텐더홀을 지나면서는 잠시 멈춰 서서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이미 한마디 한마디에 결기가 엿보였다.
뒷짐을 지고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한 그는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옛말이 있다"며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며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특별감찰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면서 "국회의 모든 질문에 대해서 성심껏 답하겠다. 그리고 시시비비를 밝히겠다"고도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나온 것은 2006년 8월 노무현정부 당시 전해철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권력층 비리 등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야권은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취임 후 첫 국회 운영위 출석이었지만 차분함을 잃지 않은 채,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이 제기하는 의혹 제기 질의에 조목조목 답변했다.
현안보고를 위해 마이크 앞에 섰을 때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잠시 대기하는 여유도 보이며 준비한 원고를 4분간 모두 읽었다.
한국당 일부 의원이 고성으로 질문하면 역시 격앙된 목소리로 맞서기도 했다.
조 수석은 우선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사태에 대해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위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린 데 있다"고 요약했다.
조 수석은 `단언컨대`라는 수식어도 써가며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이전 정부와 다르게 민간인을 사찰하거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자유한국당에 의해 고발된 당사자이면서 검찰·경찰 업무를 관장하는 민정수석이 관련 사건에 대해 국회 운영위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고(故) 김용균씨가 저를 이 자리에 소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그간 부적절하다고 여긴 조국 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전격 지시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한국당은 앞서 운영위 개최 및 조국 수석의 출석을 김용균법의 12월 임시국회 통과와 연계하는 원내전략을 구사했다.
조 수석은 "검찰수사를 통해 (김태우 수사관의) 비리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짚고는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특유의 비유법도 동원했다.
현안보고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조 수석의 책상 위에는 답변용으로 가져온 자료로 빼곡했다.
스프링으로 묶인 노트에는 주요 문구마다 주황·노랑·핑크빛 등 색상별 형광펜 줄이 그어져 있었고, 한쪽에는 여러 색상으로 구분한 서류 파일도 엿보였다.
조 수석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질의 도중 헌법을 언급하자 관련 발언을 노트에 메모하기도 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학문을 전공한 두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으며 대조되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둘의 공방에 이목이 쏠린 터였다.
본격 질의가 시작되자 조 수석의 목소리는 한층 톤이 올라갔다.
조 수석은 "특감반 초기 단계에 327곳 공공기관장의 성향 등을 정리한 문건이 있다고 한다. 그외에 작성한 것은 없냐"는 한국당 이만희 의원의 추궁에 "작성사실이 없다. 비위행위자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이 한껏 목청을 높이며 "책임질 수 있느냐"고 하자 조 수석도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책임질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과거 조 수석의 인사검증 책임을 따져 물으며 "이 자리만 모면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하자 "저에 대한 비방, 비난, 풍자는 정치적 자유지만 사실관계는 공적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며 "모면하지 않습니다. 답변 기회를 주십시오"라며 맞섰다.
다만, 그는 "지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느냐"는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의 질의에는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아주 크다"며 "이 사태를 정확히 수습하는 것이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조 수석은 회의 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께 국회에 들어섰다.
청색 와이셔츠에 줄무늬 타이, 감색 코트 차림의 조 수석의 왼손에는 갈색 백팩이 들려 있었다. 강추위에도 목도리나 장갑은 보이지 않았다.
담담한 모습이었고 미소도 보였다. 로텐더홀을 지나면서는 잠시 멈춰 서서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이미 한마디 한마디에 결기가 엿보였다.
뒷짐을 지고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한 그는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옛말이 있다"며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며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특별감찰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면서 "국회의 모든 질문에 대해서 성심껏 답하겠다. 그리고 시시비비를 밝히겠다"고도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나온 것은 2006년 8월 노무현정부 당시 전해철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권력층 비리 등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야권은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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