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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지원을 받아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쿠르드 반군 시리아민주군(SDF)과 프랑스, 영국 등 동맹국들은 미국에 배신당한 꼴이 됐다. 쿠르드 반군은 지난 19일 미국의 철군 발표 직후 성명에서 “피 흘려 도운 우리의 등에 미국이 칼을 꽂았다”고 비판했다. 힘을 잃었던 시리아 내 IS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 이란 등은 미군 철수를 환영했다. 자국 내 쿠르드족 독립운동을 우려해 시리아 내 쿠르드 반군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터키도 미군 철수를 반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은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대부분을 장악한 상황에서 내전의 전세를 뒤집는 게 역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 선임고문을 지낸 크리스티안 휘튼은 폭스뉴스 기고에서 “아사드 정권을 교체하려면 대규모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쿠르드족 반군을 계속 지원하면 터키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부담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