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육상 수산물 양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루하니치로, 일본수산 등 수산물 유통 대기업들이 육상에서 양식한 연어의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미쓰이물산 등 일본 주요 상사들도 물고기의 육상 양식 분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육상 양식을 하면 수온과 사료 양을 비교적 수월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산물 유통업체 마루하니치로는 야마가타현 유자에 육상양식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형 수조에 연어를 비롯해 일본에서 ‘사쿠라마스’라고 불리는 송어류의 치어를 기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양식된 물고기들은 내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상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일본 내 연어 소비의 90%가량은 해외에서 수입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마루하니치로 등은 일본 내 육지양식으로도 충분히 수입산과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 양식 규모를 늘려갈 방침입니다.

기존의 바다에서 양식의 경우엔 주변 환경변화를 양식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물고기는 수온이 변함에 따라 먹이를 먹는 양이 달라지고 성장속도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육상에서 양식을 하면 수온과 수질의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고, 사료 공급 등도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바다에 양식장을 설치할 수 있는 기후·지형 요건을 갖춘 곳은 이미 양식장들이 들어서 있어 양식 규모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기에 육상 양식이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산물 주요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서 물고기를 키울 수 있어 신선한 생선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없는 점도 가격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수산물 강국인 노르웨이와 칠레에서도 연어의 육상 양식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일본 업체를 자극했습니다.

이에 따라 마루하니치로 뿐 아니라 여러 업체들이 육상 양식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일본수산도 육지에서 키운 물고기의 시험출하를 마치고 2019년에 본격 사업화하겠다는 각오입니다. 2020년에는 일본 최초로 육상에서 키운 고등어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상사들도 육상 양식 사업에 발을 걸치고 나섰습니다. 미쓰이물산은 양식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해 지바현 기사라즈에서 육상 양식한 연어를 공급키로 했습니다.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육상 양식 산업을 보면서 ‘물고기는 바다에서 잡는 것’이라는 상식도 앞으로는 당연하게 통용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