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시가 끔찍한 ‘크리스마스 악몽’을 맞이했습니다. 오전 장에서 닛케이225지수가 4% 넘게 떨어지며 1년 3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이라는 지수 2만선이 무너졌습니다. 자칫 1959년 이후 59년 만에 ‘12월 최대 낙폭’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5일 오전 11시10분경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3%급락한 19,191.83을 기록했습니다. 닛케이225지수가 2만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9월 15일 이후 1년 3개월 만입니다. 24일이 일왕생일로 휴장이었던 탓에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미국 뉴욕 증시 하락의 충격파가 한꺼번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증시 등이 크리스마스 휴장인 점도 충격파가 일본으로만 몰렸다는 지적입니다.

닛케이225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오전 장에만 올 9월8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크리스마스 악몽’이 오전부터 일본 증시를 습격한 모습입니다. 오전 한 때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의 99%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주들도 4~5%대의 큰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엔화 값이 4개월 만에 최고수준의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주 매도세가 몰렸다”고 분석했습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값은 110.22엔 가량에 거래되면 달러당 110엔선 붕괴가 가시화됐습니다.

앞서 뉴욕증시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잠정폐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제롬 파월 미국중앙은행(Fed) 의장 해임논란 등이 일면서 급락한 바 있습니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9.8%하락하며 역대급 ‘12월 하락장’이 될 것이란 우려를 키운 바 있습니다. 1959년 12월의 10.4% 하락 이후 59년만의 최대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급락으로 순식간에 12월 하락폭이 15%에 육박하게 됐습니다.

도쿄 증시가 미국발 충격파 등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증권가의 어두워진 표정은 언제쯤 다시 밝아질 수 있을까요.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