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사진=연합뉴스)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사진=연합뉴스)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피해를 본 박창진 전 사무장에게 대한항공이 2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이원신 부장판사)는 19일 박 전 사무장이 대한항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대한항공에 대한 강등처분 무효 확인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또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소송 비용 전부와 대한항공에 대한 비용 90%는 박 전 사무장이 부담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그가 공탁금을 낸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5일 이륙 준비 중이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 전 사무장을 폭행하고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이 일었고, 조 전 부사장은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박 전 사무장은 이 사건으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했다가 2016년 5월 복직하는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며 조 전 부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박 전 사무장은 '땅콩회항'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병가 등 1년 3개월여 휴직했고 2016년 4월 승무원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자리는 기존의 사무장이 아닌 일반 승무원.

그것도 입사 1~3년 차 신입 승무원들에게 배정되는 이코노믹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땅콩회항' 전에는 VIP들을 모시던 그의 역할이 바뀐 데 대해 대한항공 측은 박 전 사무장에게 부당한 인사를 하지 않았으며 박 전 사무장이 복직 후 팀장을 맡지 못한 것은 2014년 3월 한·영(한글-영어) 방송능력 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박 전 사무장은 "제가 꽤 영어를 잘 하는 편이다. 지금 심정을 영어로 말하라고 해도 할 수 있는데 그걸로 계속 (승무원 자격시험 중 하나인 영어방송 자격을) 탈락시키고 있다"면서 "L과 R 발음이 안 된다는 식이다. 그럼 기존에는 왜 자격도 안되는데 팀장을 맡긴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네티즌들은 "사람 하나 정신적,사회적으로 고립시켜 왕따, 폐인 만들고 2천만 원? (edus****)", "종양도 생기고 스트레스 엄청 났을텐데 거기에 상응하는 돈 같진 않다. 도끼 밥 두 달 정도 먹음 없어지는 돈인데 (saku****)", "멀쩡히 자기일 하다가 무슨 날벼락인가. 진짜 너무 안됐다. 우리나라는 권력 앞에 철저히 무릎꿇어야 먹고 살 수있는 나라다 (ming****)", "이러니 누가 내부고발을 하겠나 (b612****)"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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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