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상품이 고령층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이 높을수록 ELS 상품에 대한 투자금액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의 1인당 투자금은 1억원을 훌쩍 넘었다. 노후자금 상당수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에 들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LS에 노후자금 몰빵?…고령일수록 투자금 많아
금융감독원은 은행·증권사 38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01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47조2000억원(46.7%)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의 연령대별 투자금액을 보면 50대가 14조5000억원(30.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12조원(25.5%) △40대 8조7000억원(18.5%) △70대 5조9000억원(12.5%) △30대 이하 4조2000억원(8.9%) △80대 이상 1조8000억원(3.8%) 순이었다. 60대 이상 투자금이 전체의 41.7%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투자금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았다. 80대 이상은 1억7230만원, 70대는 1억230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다. △60대 7530만원 △50대 6500만원 △40대 5410만원 △30대 이하 3080만원 등의 순이었다. 전체 평균은 6290만원이다.

ELS 관련 상품은 은행신탁(75.8%) 형태로 가장 많이 팔렸다. 증권사 판매(12.3%), 펀드(9.7%) 등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된 상품의 1인당 평균 투자금은 6400만원으로 증권사(1100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고령층 사이에선 ELS에 처음 투자한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투자자 중 신규 투자자 비중은 60대 22.0%, 70대 19.0%, 80대 이상 20.0% 등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 등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할 노후자금의 투자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등 창구직원의 적극적인 투자 권유로 고령층 투자자들이 ELS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는 없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