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대장지구 조감도(자료 성남도시개발공사)
판교 대장지구 조감도(자료 성남도시개발공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남부에 총 92만467㎡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조성되는 판교대장지구에 지어질 7개 블록, 2800가구가 동시에 쏟아진다. 대우건설의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전용면적 84㎡, 총 974가구), 포스코건설의 ‘판교 더샵 포레스트’(전용면적 84㎡, 총 990가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전용면적 128~162㎡, 총 836가구) 등이다.

이 중 실수요자들이 고민하는 단지는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다. 2개 브랜드지만 단지가 각각 2개씩이어서 실제로는 4개 단지다. 이들 단지는 당첨자발표일이 동일하다보니 중복청약이 안된다. 전용 84㎡로만 이뤄진데다 분양가 차이도 크지 않다보니 청약자들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전용 84㎡ 이하이다보니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는다. 성남시 도시개발지구로 1순위의 우선권은 성남시민이 갖는다. 투기과열지구인 성남시에는 1순위 통장이 1만여개가 있다. 통장 보유자들이라면 모처럼 분당·판교권에서 나오는 새 아파트를 눈여겨 볼만하다. 9·13대책 후속조치가 시행됐다. 변경된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부양가족수 산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판교 반값 아파트…인프라도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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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지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연 분양가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2000만~2200만원대에 책정될 예정이다. 전용 84㎡의 총분양가로는 7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판교신도시의 리딩아파트와 비교할 때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차이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3분기 서판교권에서 거래된 판교원마을 3단지 아파트(전용 84㎡)는 11억원에 거래됐다. 동판교권에서 붓들마을 7단지의 경우 1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동판교권의 백현마을은 실거래가가 12억원을 넘은지 오래다.

분당·판교권에서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가 드물 뿐더러 분양가가 3.3㎡당 2500만원을 호가한다. 작년 6월 분양했던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3.3㎡당은 2423만원이었고, 전체적으로는 8억4940만원이 됐다. 올해 분양됐던 '분당 더샵 리버파크' 또한 3.3㎡로는 2500만원을 넘기면서 분양가가 8억8000만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격에도 청약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는 '인프라'다. 주소는 분당구지만 분당이나 판교의 인프라를 누리려면 일단은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판교역 주변의 백화점과 상업시설, 분당의 학원가 등을 누리려면 자가용이 필수라는 얘기다. 도로교통망은 잘 갖춰졌고 계획들도 진행중이다. '서판교터널'이 예정대로 뚫리면 판교까지는 차량으로 5분대에 접근할 수도 있다. 월곶~판교선(예정)이 개통을 앞뒀고 서판교역도 멀지 않지만, '일단 차'를 타야한다.

자칫 섬처럼 될 우려도 있지만, 주변에 택지지구와 업무지구들이 개발을 진행중이다. 대장지구 자체도 2021년까지 총 58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당선·신분당선 미금역 방면으로는 동원지구(1080가구 예정), 동천지구(6563가구 예정)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IC부근으로는 제 3판교 테크로밸리가, 판교 방면으로는 백현지구 MICE 지구가 계획됐다.

계획을 기대해야 하는 부분으로 '학교'가 있다. 대장지구에는 현재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부지가 구획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가 어느 정도 확정되는 시기는 내년 4월께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후속 분양이 늦어지면 중학교 설립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초교까지는 대장지구에서 있을만하지만, 중고등학교 진학을 고려한다면 청약이 망설여질 수 있다. 같은 지역구에 고등학교는 보평고, 판교고, 낙생고, 서현고 등이 있다. 대학진학률이 우수한 명문학교지만, 역시나 '일단 차'를 타고 통학해야 한다.
대우건설의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조감도. 왼쪽이 A1블록, 오른쪽이 A2블록. 강남 접근성이 좋고 2개 단지가 하나의 단지처럼 구성되어 있다.
대우건설의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조감도. 왼쪽이 A1블록, 오른쪽이 A2블록. 강남 접근성이 좋고 2개 단지가 하나의 단지처럼 구성되어 있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서울접근성 좋은 판상형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는 지하 3층 ~ 지상 20층 18개동 A1블록 529가구, A2블록 445가구 등 총 974가구다. 전 가구는 전용면적 84㎡ 단일면적이다. 타입 별로는 △84㎡A 433가구 △84㎡B 262가구 △84㎡C 81가구 △84㎡D 190가구 △84㎡PA 8가구 등이다. 2개 단지지만 어린이집을 두고 연결이 되는 듯한 형태다. 단지는 대장지구에서 서울 강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분당 및 판교신도시 접근성도 가장 좋아 신도시내 백화점을 비롯 병원 등의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쉽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정남향의 배치도 제법 있다. 84㎡A와 84㎡B는 4베이, 84㎡C 3면 개방형 4베이 등으로 구성됐다. 84㎡PA는 희소가치가 높은 펜트하우스로 설계했다. 지하주차장이 2.7m로 택배차량 접근이 쉽다. 주차장의 폭이 2.5m로 광폭설계를 도입했다.

평균 분양가는 판교 더샵 포레스트 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개별 타입으로는 차등을 많이 뒀다. 서판교 터널 방면인 A1블록 가까이에 송전탑이 있다. 대우건설은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전자파가 미미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이를 감안해 분양가에 넣었다. 산을 깎아 조성되다보니 가장자리의 저층에는 일부 음영이 발생한다. 대우건설은 가장자리 동들의 소외를 막기 위해 필로티를 조성하는 동시에 분양가를 대폭 낮췄다. 일부는 6억원 후반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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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더샵 포레스트, 학교 가까운 숲세권

판교 더샵 포레스트도 전 타입이 전용면적 84㎡로 구성된 990가구다. A11블록은 지하 3층~지상 20층, 7개 동, 448가구이며 A12블록은 지하 4층~지상 20층, 9개 동, 542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401가구 △84㎡B 281가구 △84㎡C 215가구 △84㎡D 93가구 등이다. 대장지구 내에서도 태봉산과 대장천이 가까워 숲세권 입지라는 평가다. 현재 단지 부근에 있는 송전탑은 지중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대장지구 내에 계획된 학교부지와도 가깝다. 어린 자녀들이 통학하기에도 수월한 입지라는 평가다. 계획되어 있는 중심상업지구나 이웃 아파트와도 멀지 않다. 예정된 인프라 입지와 가깝다보니 분양가는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보다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특히 A12블록의 84㎡A형은 자체 조사 결과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만큼 평균분양가는 다른 타입에 비해 높아질 공산이 크다.

입지는 좋지만 분양가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A11블록에 탑상형도 살펴볼 만하다. A11블록은 448가구 중 판상형은 246가구, 탑상형은 202가구다. 약 55대 45의 비율인 셈이다.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치고는 탑상형 비율이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대장지구는 고도제한이 있다보니 아파트들이 20층 이하로 지어졌다.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탑상형의 경우 다소 분양가가 낮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안방에 알파룸 공간을 방이나 쇼룸형 드레스룸, 또는 넓은 안방으로 선택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포스코건설의 '판교 더샵 포레스트'. 윗쪽이 A11블록이고 아랫쪽이 A12블록이다. 학교와 중심상업지구가 가깝다.
포스코건설의 '판교 더샵 포레스트'. 윗쪽이 A11블록이고 아랫쪽이 A12블록이다. 학교와 중심상업지구가 가깝다.
대장지구가 주목받는 까닭은 1기신도시와 2기신도시를 동시에 품고 있는 성남시 분당구에서 나오는 대규모 주거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기존의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신도시의 완성과 교통대책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만큼 신도시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신도시가 자리를 잘 잡았다는 성남시지만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작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새 아파트'를 갈망하고 있고, 진입하려는 주거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다보니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이다. 1기 신도시인 분당에는 20년 이상 된 노후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분당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아파트 분양가구수가 400가구 정도로 새 아파트 공급이 적었다. 2기인 판교는 원조신도시인 '분당'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팽창하는 주거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수요는 꾸준한데 가끔 있는 청약 탓에 투기과열지구가 된 셈이다. 대장지구는 이러한 점에서 1,2기 신도시를 대체하는 새로운 주거지가 되느냐의 시험대에 서있다. 아직은 인프라가 미비하지만 '새 아파트'를 바라본다면 대장지구는 선택할만한 주거지로 보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