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폭풍과 별빛을 관측할 한국의 과학연구위성 ‘차세대 소형 위성 1호’(작은 사진)가 3일 오전 10시34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쏘아올려졌다.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이날 차세대 소형위성 1호 등 64개 위성을 우주궤도로 보냈다.
3일 오후(현지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우주센터에 한국의 기상관측 위성 ‘천리안2A호’를 탑재한 높이 54.8m의 발사체가 우뚝 섰다. 발사체 상단에 새겨진 태극마크에는 천리안2A호 개발진 이름과 성공을 기원하는 문구가 가득 담겼다.8년 만의 ‘독자 제작’ 기상위성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국내 기상관측 위성 중 설계부터 시험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 수행한 천리안2A호는 4일 오후 5시40분(한국시간 5일 오전 5시40분) 발사될 예정이다. 현지 기상 악화 등이 발생하면 6일로 발사 일을 변경한다. 발사 후 34분이 흐르면 천리안2A호는 로켓에서 분리되고, 발사 약 40분 후부터 지상과 최초 교신을 시도한다.천리안2A호를 실은 발사체는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ECA’다. 이 발사체에는 인도의 통신위성 ‘GSAT-11’도 탑재됐다. 무게가 5.9t 정도인 GSAT-11이 위에, 3.5t인 천리안2A호가 아래에 실렸다.천리안2A호는 2011년 7월 개발에 들어가 3252억원을 투입해 제작됐다. 기본장비인 탑재체만 미국 해리스사에서 수입했을 뿐 이후 제작 과정은 국내 기술진의 손을 거쳤다. 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 AP우주항공, 경희대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지금까지 외국과 공동으로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한 적은 있지만 천리안2A호는 설계부터 운송, 조립, 시험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며 “이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최종 기술점검은 지난 7월30일 완료됐다. 이후 10월16일 항공우주연구원을 출발해 발사지인 기아나 쿠루우주센터로 갔다.세계 최고 수준 기상관측 탑재체 보유천리안2A호의 본체 크기는 정지궤도에 진입했을 때 기준으로 3.0m×9.1m×4.6m이며, 수명은 10년이다. 이 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관측 탑재체를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1호에 비하면 해상도는 4배 향상됐고 고화질 컬러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 전달할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이 발사한 ‘GOES-17’ 위성이나 2016년 11월 발사한 일본의 ‘히마와리-9’ 위성의 탑재체 성능과 비슷한 수준이다.기상센서 채널 수는 16개로 천리안1호(5개)보다 3배 이상 많다. 16개 채널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태풍과 폭설, 집중호우, 안개, 황사, 구름, 강수, 해빙, 우주기상, 뇌우 등 52개 기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공간해상도가 4배로 늘어나 고화질 영상촬영이 가능하고, 산출할 수 있는 영상은 기존보다 3.5배 늘었다.전체 지구를 관측하는 데 드는 시간은 3시간에서 약 10분가량으로 단축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센서를 빗자루에 비유하며 “빗자루 폭이 넓어져 한 번에 쓸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특히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달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기상관측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천리안2A호는 최소 2시간 전에 국지성 집중호우를 탐지할 수 있다.통신이나 위성 운영과 관련된 우주기상을 관측하는 탑재체도 실렸다. 우주기상 관측 탑재체는 기상탑재체 반대편에 있다. 정성훈 국가위성센터 차세대위성개발팀장은 “천리안1호를 발사하면서 세계 7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 보유국이 된 데 이어 천리안2A호 발사로 세계 세 번째 정지궤도 차세대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다”고 말했다.한 달쯤 지나면 천리안2A호는 고도 3만6000㎞의 궤도에 안착하게 된다. 내년 7월부터 한반도에 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내년에는 ‘쌍둥이’ 천리안2B호 발사내년에는 천리안2A호의 ‘쌍둥이 동생’으로 불리는 천리안2B호가 발사된다. 위성 본체는 같지만 두 위성이 수행하는 역할은 다르다. 2B호는 적조, 녹조 등 해양환경과 대기환경을 관측한다.국내 기술력 반영 비중도 높아졌다. 2B호에 실릴 두 탑재체에는 국내 연구진의 기술이 들어간다. 해양 탑재체는 항우연과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함께 개발했고, 환경탑재체는 항우연과 미국 BATC사가 함께 제작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AIST는 지난 3일 10시34분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과학연구용 ‘차세대 소형위성 1호’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는 이날 미국 스페이스X가 사상 처음으로 3회째 재사용하는 팰컨9 로켓에 17개국 34개 기관의 소형·초소형위성 63개와 함께 실려 발사됐다. 이 위성은 우주과학 연구에 쓰이게 된다. 태양 폭발에 따른 우주 방사선과 플라즈마 상태를 측정하고 은하 속 별들의 적외선 분광을 관측할 예정이다.기아나=과기정통부 공동취재단/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을 이어받아 신기술로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성과를 발굴하는 ‘다산기술상’이 올해로 27회째를 맞았다. 올해 영예의 대상은 정원철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차지했다. 기술상에는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 이혁렬 에스폴리텍 대표이사, 그리고 박성호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이 선정됐다.정 수석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이용한 7나노 공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총 560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향후 3나노까지 이어지는 공정 미세화를 선도할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기술상을 받은 김 상무는 현대자동차 연료전지 개발을 총괄하면서 수소자동차 넥쏘 개발을 주도했다. 이 대표는 온실용 복층판, 보안카드용 PC 무광택 필름 등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박 원장은 전착공정 기반의 고에너지밀도 2차전지용 리튬금속 음극 등을 개발해 국내 2차전지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박성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2차전지 소재 기술력을 확보한 공로로 제27회 다산기술상 공공부문 기술상 수상자로 뽑혔다.박 원장이 이끄는 RIST는 음극재, 양극재, 리튬 등 2차전지 소재 분야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기존 기술인 압연 및 증착공정과 차별화된 전착공정 기반의 고성능 리튬금속 음극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외 관련 특허 14건을 확보했다. 연구원 측은 “주행거리 600㎞ 이상의 전기자동차(EV)용 2차전지에는 고에너지밀도를 갖춘 고용량의 리튬금속 음극이 필수”라며 “연구원이 개발한 고성능 리튬금속 음극은 향후 전기자동차 분야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양극재 분야에서는 고용량과 안정성을 겸비한 농도구배형 215㎃h/g급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NCM계 소재 중 니켈 함유량과 방전용량이 가장 높은 제품이다. 내년부터 포스코 그룹사를 통해 상업화할 예정이다.양극재의 핵심 원소재인 리튬 분야에서는 인산리튬 기반 수산화리튬 직접 제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간 1500t 규모 설비의 상용화를 마쳤다. RIST는 2020년 하반기 광석원료활용 연간 4만t, 2021년 염수원료활용 연간 2.5만t 규모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연구원은 저품위 니켈광인 리모나이트를 활용해 기존 기술보다 30% 이상 향상된 니켈추출 기술도 내놨다. 원가를 절감하고 폐기물의 약 70% 이상을 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이다.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