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상속 '금수저' 추정…삼성전자에는 2142명
대형 상장사 1곳당 미성년자 주주 평균 580명 수준
국내 주요 상장회사에 20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가 평균 580명가량씩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 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0대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이 있는 54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모두 3만1천471명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1곳당 평균 583명꼴이다.

미성년자 주주가 가장 많은 곳은 시총 1위인 삼성전자로 2천142명에 달했다.

삼성물산(2천91명), LG전자(1천760명), 삼성바이오로직스(1천652명), 한국항공우주(1천496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LG화학(1천492명), LG디스플레이(1천273명), 맥쿼리인프라(1천239명), 신라젠(1천104명) 등도 미성년자 주주가 1천명을 넘었다.

이들 미성년자 주주 3만여명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497만1천13주로, 작년말 현재 주가로 2천535억원 규모다.

상장사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미성년자 주주 2천142명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437억원으로 1인당 2천만원 수준이었다.

고려아연은 미성년자 주주 1인당 보유 주식 가액이 4천241만원으로 가장 컸다.

고려아연은 미성년자 주주 197명이 1만6천945주를 보유해 1인당 보유물량이 평균 86주였는데 작년 말 현재 주가는 49만3천원이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다음으로 신라젠(2천986만원), 한국타이어(2천314만원), 삼성전자(2천40만원), LG생활건강(1천639만원), 삼성에스디에스(1천638만원), 넷마블(1천285만원), 엔씨소프트(1천161만원) 등 순으로 1인당 보유주식 가액이 컸다.

이처럼 미성년자가 수천만원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것은 증여나 상속을 통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결국 상당수는 오너 일가의 자손이거나 자산가인 부모에게서 주식을 상속·증여받은 '금수저'일 가능성이 크다.

국세청의 2016년 '증여재산가액 등 규모별 신고인원 현황'을 살펴보면 주택이나 예금, 주식 등을 증여받은 20세 미만은 7천143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는 10세 미만도 2천549명이나 포함됐다.

이 중 1억원 넘게 증여를 받은 경우는 2천698명이었다.

특히 10억원 초과자도 163명이나 있었고 50억원 초과자도 14명 포함됐다.

국세청은 최근 고가 주택 및 고액 예금 보유자와 함께 주식 편법 증여자 등 미성년자 204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