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과 이마트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비효율 점포를 잇따라 정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문을 닫거나 영업권을 다른 곳에 넘기고 있다. 백화점이 운영하던 점포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에 통째 임대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롯데百, 유통실험 '엘큐브' 문닫아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020 소비자를 겨냥해 2016년부터 문을 연 미니 백화점인 ‘엘큐브(el Cube)’ 5개 점 중 1호점인 서울 홍대점과 5호점인 부산 광복점 사업을 접기로 했다. 홍대점은 30일 엘큐브 간판을 떼고 문을 닫는다. 2016년 3월 문을 열 당시 홍대점은 패션 매장 중심이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실적이 부진하자 롯데백화점은 리뉴얼 공사를 통해 지난 4월 게임에 특화된 매장으로 홍대점을 탈바꿈시켰다.

리뉴얼 직후에는 젊은이들로 붐비기도 했지만 곧 방문자가 줄면서 실적도 다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을 임대해 엘큐브로 운영했던 롯데백화점이 홍대 상권에 적합한 브랜드에 매장을 재임대하기로 한 배경이다. 지하 1층~지상 3층에 매장 면적 630㎡(190평) 규모인 홍대점을 롯데백화점으로부터 통째 임대한 곳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AA’다. 내년 1월 다시 문을 연다.

가장 최근인 2017년 5월 개점한 광복점은 이날을 끝으로 영업을 접었다. 롯데백화점은 광복점 1층과 2층을 스트리트 브랜드 원더플레이스에, 3~5층은 미용실 피부관리실 등 뷰티 전문 매장에 넘기기로 했다. 원더플레이스 등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는 내년 1월 중순 영업을 시작한다.

엘큐브는 출점 규제와 백화점 시장 포화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롯데백화점이 젊은 층을 겨냥해 홍대, 이대, 건대, 가로수길, 광복동(부산) 등의 상권에 전략적으로 출점한 미니 백화점이다. 2020년 100개까지 점포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상권에 특화한 소규모 점포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백화점의 상품 기획력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지역에서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百, 유통실험 '엘큐브' 문닫아
롯데백화점은 엘큐브 이외에 실적이 부진한 대형 점포 효율화도 추진 중이다. 롯데백화점 평촌점과 상권이 겹치는 안양점은 건물 임차 계약 기간이 2032년까지 남았지만, 엔터식스라는 업체에 영업권을 양도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내년 1월 문을 열 인천터미널점과 상권이 겹치는 인천점 부평점은 내년 5월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부실 점포의 폐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 고양 덕이점 문을 닫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울산 학성점을 폐점했고, 올 5월과 6월에는 대구 시지점과 인천 부평점을 각각 정리했다. 이마트몰 등 온라인몰의 매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인 데 반해 이마트 점포 중에는 월 2회 휴무와 온라인 쇼핑 확산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한 곳이 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투자 확대와 별도로 적자를 내는 비효율 점포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