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연료로 분류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주 및 선박 기자재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LNG 수요 증가가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관련 기업이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글로벌 LNG선 수요 급증…조선株 '뱃고동'
LNG 가격 상승세에 발맞추는 조선주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500원(0.38%) 내린 13만2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조정받긴 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19일 1년 최저가(9만3700원)를 기록한 이후 41.41%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22.00%), 대우조선해양(44.07%), 현대미포조선(31.19%)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조선주를 ‘쌍끌이 매수’하고 있다. 7월 이후 지난 26일까지 외국인은 대우조선해양(2534억원), 현대중공업(351억원), 삼성중공업(326억원) 등을 사들였다. 기관은 현대중공업(1897억원), 삼성중공업(1492억원), 현대미포조선(938억원)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조선주에 매수세가 몰린 데엔 LNG 운반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LNG 시장에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지역의 난방·발전용 LNG 수요가 늘면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LNG 물동량은 2017년 한 해 물동량(2억9000만t)보다 11%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6월 4달러대였던 아시아 LNG 스팟 가격은 이달 1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LNG 운반선을 빌려 쓰는 데 필요한 용선료도 상승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160K급(저장공간 16만㎥) LNG 운반선의 용선료는 하루에 19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올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용선료가 오르면 선박 가격을 회수하는 기간이 짧아져 선주들의 발주가 늘어난다”며 “2030년까지 481척 이상의 신규 발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규제도 호재

환경보호 관련 각종 규제로 선박연료 등이 석유에서 LNG, LPG(액화석유가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도 10월부터 자국 연안에서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작했다. 박 연구원은 “규제 강화와 에너지 시장 변화가 조선업 기술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설계 능력이 떨어지는 중국, 일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주도 늘고 있다. 올해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 운반선 45척 중 90% 이상을 한국 조선 ‘빅3’가 수주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2년치 일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기자재 업체 함께 웃어

LNG운반선 수주가 늘면서 관련 기자재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LNG 보관탱크에 사용되는 보랭재를 생산하는 동성화인텍(7월 이후 주가상승률 20.60%), 한국카본(14.15%)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성화인텍의 내년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올해보다 374.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홍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분이 내년부터 기자재 업체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최근 보랭재 주요 원재료인 메틸렌디페닐디소시아네이트(MDI)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조선업 지원 방안 추진은 기자재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