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정세 평온치 않아"…정세변화 가능성도 언급
北노동신문, 비핵화 협상 소강 국면서 '국가제일주의' 강조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국면인 가운데 북한이 26일 주민들에게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최고지도자의 영도에 충실히 따를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주체 조선의 공민된 긍지 드높이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오늘 우리의 혁명 정세는 결코 평온하지 않다"며 "우리 인민이 전대미문의 시련 속에서도 순간의 주저나 동요 없이 줄기차게 전진시켜 올 수 있은 근본 원천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라고 강조했다.

'국가제일주의'라는 표현은 작년 말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 등장했지만, 자주 쓰이지 않다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소강 국면에서 진입한 이달 들어 수시로 언급되며 주민 결속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은 종전 김정일 체제에서 쓰였던 '우리민족 제일주의'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이 아닌 국가를 먼저 생각할 것을 요구하는 '애국심'을 노골화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최근 미국의 '선(先)검증-후(後)경제적 발전' 입장에 맞서 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구하며 기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국가제일주의는 국가적 난관과 어려움에 굴하지 말고 국가의 상징인 최고지도자, 즉 김정은 위원장의 영도를 충실하도록 교육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北노동신문, 비핵화 협상 소강 국면서 '국가제일주의' 강조
신문은 "김정은 동지의 혁명시간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고 전진의 보폭을 따라 세울 줄 하는 사람이 우리 시대의 참다운 애국자"라며 "우리는 정세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오직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가르쳐주신 길로만 곧바로 가야 하며 혁명과 건설을 최고영도자 동지식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 우리의 혁명정세는 결코 평온하지 않다"며 "전체 인민과 인민군 장병들은 언제나 적대세력들의 준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사소한 반공화국 책동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며 "누구나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문화가 절대로 우리 내부에 침습하지 못하도록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들어 북한은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 국가전략노선을 바꾸고 주민들에게 경제성장의 미래를 위해 돌진할 것을 강조해 왔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길어지면서 보수적이고 수세적인 선전으로 바뀌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