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에 이어 내년에는 면역항암제로 폐암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겠습니다.”

'폐암 치료제 강자' 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로 승부"
김상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사진)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내성 표적 항암제 타그리소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타그리소 처방액은 지난해 17억원에서 올 들어 3분기까지 156억원으로 10배 가까이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12월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처방액이 늘었다. 한미약품의 올리타 개발 포기로 독주 체제가 굳어진 것도 한 요인이다.

김 사장은 타그리소의 성공 비결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매출 3100억원의 17%에 달하는 515억원을 국내 R&D에 투자했다. 국내 제약사의 평균 R&D 투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국에서 수행하는 임상시험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한국 환자의 항암제 임상 참여 비율은 2014년 4.9%에서 2016년 9.4%로 증가했다. 김 사장은 “폐암 분야에서는 전체 임상 환자 중 16%가 한국인으로 인구 대비 비중이 높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임상 조직을 갖추고 있어 다른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사에서 한국을 항암제 분야의 전략적 마켓으로 지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폐암 치료제 강자' 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로 승부"
국내 제약사들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동아에스티와 3가지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을 공동 연구하는 협약을 맺었다. 김 사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웹사이트에 개발 중인 후보물질을 모두 공개하고 연구하고 싶은 사람이 지원하면 해당 물질과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동아에스티를 시작으로 한국 제약 및 바이오회사들과 협업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경영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타그리소뿐만 아니라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직듀오의 매출이 급증하면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3분기까지 전문의약품 매출 기준 다국적 제약사 중 6위, 국내사까지 합치면 10위다. 김 사장은 “올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매출이 35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사장은 내년 항암제, 당뇨, 호흡기 등 3개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타그리소는 일본에서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한국과 중국에서도 허가를 진행 중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