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험료 폭탄'에 중산층·저소득층 '쓸 돈'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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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 역대 최악
3분기 비소비지출 증가율 23.3% '역대 최대'
주택 공시가 상승에 재산세·건보료 등 크게 늘어
내년 보험료율 등 대폭 인상 예고…부담 더 커질 듯
3분기 비소비지출 증가율 23.3% '역대 최대'
주택 공시가 상승에 재산세·건보료 등 크게 늘어
내년 보험료율 등 대폭 인상 예고…부담 더 커질 듯

저소득층은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비소비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빼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인 ‘처분가능소득’이 더 크게 줄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소득주도성장과는 완전히 역행하는 모습이다. 당초 정부는 가계소득을 늘리고 주거비, 의료비 등 각종 비용을 낮춰 소득주도성장이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실제 양상은 정반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내년엔 올해 부동산 가격 급등을 반영해 주택 공시가격, 보험료율 등을 더 올릴 계획이어서 서민층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뜯겼다

세부 지출 내역을 보면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 경상조세가 가구당 월평균 25만25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늘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보험료는 15만2400원,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는 15만5000원으로 각각 12.6%, 13.5% 증가했다.
통계청은 근로소득세, 재산세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료율 인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상용근로자가 늘면서 근로소득세 납부액이 크게 늘고, 개별 공시지가가 올해 6.28% 오르면서 재산세도 증가했다”며 “건강보험료율은 직장가입자 기준 작년 월소득의 6.12%에서 올해 6.24%로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쓸 수 있는 돈은 더 크게 줄어

2분위는 소득이 0.5% 줄었는데 처분가능소득은 4%나 감소했다. 3분위(하위 40~60%)는 소득이 2.1% 늘었음에도 처분가능소득이 1.2% 줄었다. 소득 증가율이 각각 5.8%, 8.8%에 달한 4분위(상위 20~40%)와 5분위(상위 20%)만 처분가능소득이 2.9%, 2.5% 늘었다. 박 과장은 “올 들어 저소득층은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처분가능소득이 더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보험료 부담 더 커질 텐데
저소득층의 세금, 보험료 부담은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내년 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재산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보험료도 마찬가지다. 내년 주택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는 올해 전국 평균 9만385원에서 내년 10만2465원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게 건강보험공단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 재원 조달을 위해 건강보험료율도 올리고 있다. 건강보험료율은 직장가입자 기준 올해 6.24%에서 내년 6.46%로 오를 예정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 인상은 이자비용 부담까지 늘릴 가능성이 크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어붙임에 따라 늘어나는 각종 비용 부담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가계살림을 더 팍팍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